곽빈 6이닝 무실점 호투의 ‘숨은 공신’…“기연이 형은 투수를 항상 편하게 해줘요”[스경x현장]
이승엽 두산 감독은 12일 잠실 KT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8-4로 승리한 뒤 선발 곽빈과 함께 포수 김기연(27)을 칭찬했다. 이 감독은 “곽빈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김기연의 리드가 돋보였다”고 짚었다.
지난해 11월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김기연은 올 시즌 양의지에 이은 팀의 2번째 포수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리드나 수비뿐 아니라 리그 최고의 ‘공수 겸장’ 포수인 양의지처럼 공격적인 재능도 빛을 보고 있다.
김기연은 이날도 2타수 2안타 2볼넷 1득점으로 공격에서 맹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367까지 올라갔다. 흔들리는 투수를 다잡아주는 역할도 잘했다.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곽빈은 5회초 아웃 카운틀 2개를 잘 잡고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만루에 몰렸다.
김기연은 다음 타자 강백호를 상대하기 전 마운드를 방문해 곽빈을 안정시켰다.
곽빈은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김)기연이 형은 항상 투수를 편하게 해준다. 5회엔 많이 흥분한 상태였는데, 기연이 형이 마운드에 올라와 준 덕분에 진정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를 효율적으로 섞어 투구한 곽빈은 김기연의 리드에도 신뢰를 보냈다.
그는 “오늘은 (사인을 본 뒤) 고개를 좀 흔든 것 같은데, 흔들자마자 안타를 하나 맞았다”며 “이젠 그냥 기연이 형의 말을 들어야 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기연은 반대로 곽빈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제가 잘했다기보단 (곽)빈이의 공이 너무 좋았다. 역시 국가대표 투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팀이 8연승을 질주하는 데 적지 않은 보탬이 된 김기연은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그는 “자주 경기에 나가다 보니까 자신감도 붙고,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도 “감독님이 믿음을 주신 만큼 더 노력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어 “방망이는 10번 나가서 3번 잘 치면 잘한다고 하지만, 수비는 완벽하게 다 해내야 한다”며 “아직 부족한 게 많아서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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