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리치 캠페인? 드라이브 스루 운전법?…알쏭달쏭 운전면허 문제 국민이 출제했다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도로교통공단, 문제 국민 참여 공모전
2024년이 7번째… 6월 28일 접수 마감
문제에 관련 법 조항·해설 제시해야
채택 땐 교통안전의식 확산 기여 보람

다음 중 ‘착한운전 마일리지 제도’에 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두 가지는?

①교통법규 준수 운전자에게 부여하는 인센티브 ②면허정지 시 쌓인 마일리지만큼 벌점에서 삭감 ③범칙금·과태료 미납자도 서약 참여 가능 ④서약 실천 기간에 교통사고나 법규 위반 시 재참여 불가.

정답이 ③번과 ④번인 이 문제는 도로교통공단 ‘자동차 운전면허 학과시험문제 국민 참여 공모전’ 제출과 보완을 거쳐 시험에 나왔다.

서울 강남구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서 응시생들이 운전면허 기능시험을 보고 있다. 뉴스1

안전운전 의식 고양을 위해 공단은 시험 반영 가능한 주제를 대상으로 국민이 직접 문제를 내는 공모전을 2018년 처음 진행해 이듬해 시험부터 반영했다. 매년 10개 안팎의 공모전 문제가 공단의 문제은행에 반영되니 그 중요성이 낮지 않다. 시험에는 문제은행에서 40개를 임의로 뽑아 출제한다.

올해 공모전이 지난 4월1일 시작해 다음달 28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세계일보는 국민의 교통안전 관심도를 확인하고자 최근 3년 공모전을 거쳐 학과시험에 출제된 문제 유형을 살펴봤다.

◆‘더치리치 캠페인’·‘드라이브 스루’ 문제

2022년 공모전에서는 ‘더치리치(Dutch Reach) 캠페인’ 문제(사진)가 주목됐다.

생소할 수 있는 이 캠페인은 내리는 문과 반대쪽 손의 ‘개문하차’를 제안한다. 운전석에서 내릴 때는 오른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조수석 하차 시에는 왼손으로 문을 연다. 상체를 돌리며 뒤에서 접근하는 오토바이 등을 자연스레 볼 수 있어 안전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올바른 회전교차로 통행방법 문제가 눈에 띄어 가져왔다. 정답은 두 개이니 여러분도 맞혀 보시라.

①교차로 진입 전 일시정지 후 교차로 내 왼쪽에서 다가오는 차가 없으면 진입 ②교차로에서는 시계방향으로 회전 ③교차로 진·출입 시 방향지시등 작동 필요 없음 ④교차로 진입 후 다른 차에 주의하면서 진행.

정답은 ①번과 ④번이다.

차에 탄 채 프랜차이즈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곧바로 받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문제도 공모전을 거쳐 시험에 나왔다. 선택지 4개를 제시하고 매장을 이용하는 운전자의 자세로 가장 올바르지 않은 것을 물었다.

①안내요원 안전 지시에 따름 ②안내표지판 지시 준수 ③대기열 따라 횡단보도를 침범해 정차 ④진출입로 안전시설에 주의해 이동.

늘어나는 매장과 이용객을 반영한 유형으로 풀이된다. 정답은 ③번이다.

◆교통안전 의식 확산에도 기여

공모전에 참여하려는 이는 공단 홈페이지에서 한글 파일 양식을 받아 직접 문제를 작성한 후 제출하면 된다. 한 사람당 총 다섯 문제까지 출제 가능하며, 관련 법 조항과 해설을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

운전면허시험 부정행위자 조치 문제를 낸다면 도로교통법 제84조의2를 첨부해야 한다. 이 조항은 ‘시험이 무효로 처리된 사람은 그 처분이 내려진 날부터 2년간 응시하지 못하게 한다’고 규정한다. 근거를 제시해야 하니 다소 번거로울 수 있지만 관련 법을 다시 살필 수 있다는 의미가 크다. 자신이 낸 문제가 교통안전의식 확산에 기여하는 뜻깊은 일도 된다.

공단은 문제의 주제와 난이도 적정성, 안전운전 효과 창출과 사고예방 가능성, 법적 근거와 해설 정확성을 종합 평가해 출제 여부를 결정하고, 우수 출제자 19명을 오는 9월 중 발표한다. 대상 1명과 최우수상 수상자 2명에게는 각 50만·30만원 상당 상품권과 공단 이사장 명의의 감사장이 수여된다. 우수상 3명과 장려상 1명에게도 20만원과 10만원 상품권이 주어진다.

김진표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본부장은 “안전한 교통문화 조성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학과시험 문제 공모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