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달 ‘카네이션’ 특수 옛말…남은 꽃 중고거래까지
[앵커]
얼마 전이 어버이날이었죠.
어버이날이 지나고 스승의 날이 코앞인데도 5월의 꽃, 카네이션의 인기가 예전만 같지 않습니다.
조정아 기자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시설 하우스를 가득 채운 형형색색 꽃들.
지난해 가을부터 정성 들여 키워낸 카네이션입니다.
예정대로라면 이달 초 모두 출하돼 텅 비어 있어야 할 하우스에, 어버이날이 지나고 스승의 날이 코앞인데도 카네이션이 3분의 1 넘게 남아 있습니다.
출하 못한 꽃은 폐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광배/카네이션 화훼농민 : "이벤트 행사용 꽃이니까 카네이션은 100% 폐기 처분 해야 되고요. 5월 15일 끝나면 아웃(끝)이에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화훼공판장에서 거래된 국산 카네이션은 20송이 묶음 4만 4천 7백여 속.
지난해보다 32% 줄었고, 사회적 거리 두기 직후인 재작년의 절반 수준입니다.
청탁금지법으로 스승의 날 카네이션 선물 문화가 사실상 사라진 데다, 어버이날에도 꽃 대신 용돈 등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하는 분위기 때문입니다.
[조솔담/서울시 성동구 : "(꽃은) 금방 시들고 하니까 괜히 짐이 될까 봐 그 꽃 사는 돈이면, 꽃도 비싸니까 용돈을 더 챙겨 드리는 거 같아요."]
꽃집들도 울상입니다.
들여오는 카네이션을 해마다 줄이고 있지만 번번이 재고가 남습니다.
[이기전/꽃집 주인 : "항상 10~20%씩 줄이고 있어요. 그런데도 이렇게 남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쉽지 않고..."]
중고거래 사이트에선 싼 값에라도 카네이션을 처분하겠다는 판매 글이 잇따라 올라옵니다.
감사와 사랑의 상징과도 같던 카네이션.
사회 변화와 함께 그 의미도 점차 퇴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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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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