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압박에 ‘올리브유’도 폭등
정부가 연일 식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기업들에 요청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내 식품사들이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20~30% 이상씩 올렸다. 주요 올리브 생산국들이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영향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달 초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30% 이상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엑스트라버진 압착 올리브유’ 900㎖ 제품은 1만9800원에서 2만6500원으로, 500㎖는 1만21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올랐다.
샘표 폰타나 올리브유 500㎖ 제품은 1만5100원에서 1만8240원으로 20.8% 상승했다. 사조해표와 동원F&B도 이달 중 올리브유 가격을 약 30% 상향 조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제품가 인상은 국제 올리브유 가격 상승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1차 원자재 가격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t당 9908.04달러로 1년 전보다 65.4% 뛰었다.
세계 올리브유 절반을 생산하는 스페인이 최근 폭염과 가뭄, 산불에 시달렸고, 그리스·이탈리아·포르투갈 등 주요 올리브 생산국에서도 작황이 나빴던 탓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날씨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100% 올리브유만 쓴다고 강조해왔던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해 10월부터 해바라기유를 절반 섞은 튀김기름을 쓰고 있다.
정부의 잇단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도 식품업체들은 원가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고 있다. 서아프리카의 이상기후로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1년 만에 3배가량 뛰자 롯데웰푸드는 다음달부터 빼빼로, 가나초콜릿 등 초콜릿이 들어간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김 원초 가격도 오르면서 CJ제일제당과 광천김·대천김·성경식품 등은 이달 김 제품가를 10% 이상 인상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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