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최초 국제전쟁 ‘보드카’ 발전시키다 [명욱의 술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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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최초의 국제전쟁이라고 불리는 전쟁이 있다.
신성로마제국을 비롯한 중부유럽에서 벌어진 전쟁, 가톨릭과 개신교로 나뉘어 벌인 전쟁이지만 정작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변질된 17세기 최대의 사건인 '30년전쟁'이다.
결과적으로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면서 개신교 국가들이 로마가톨릭의 탄압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네덜란드와 스위스는 독립을 인정받았고 프랑스는 영토를 확장했으며 프로이센왕국이 등장하게 된다.
감자는 전쟁에 의해 보급됐고, 작물로 자리 잡았고 술로도 발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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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최초의 국제전쟁이라고 불리는 전쟁이 있다. 신성로마제국을 비롯한 중부유럽에서 벌어진 전쟁, 가톨릭과 개신교로 나뉘어 벌인 전쟁이지만 정작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변질된 17세기 최대의 사건인 ‘30년전쟁’이다.
초기 전쟁은 교리를 내세운 전투였지만 결과적으로는 합스부르크 가문과 프랑스의 대결구도로 바뀌었다. 양쪽 진영 모두 가톨릭이었지만 합스부르크 가문의 성장이 두려운 프랑스가 개신교 편에 서서 싸운다. 결과적으로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면서 개신교 국가들이 로마가톨릭의 탄압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네덜란드와 스위스는 독립을 인정받았고 프랑스는 영토를 확장했으며 프로이센왕국이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전쟁 속에서 활약한 작물이 있었으니 바로 ‘감자’였다. 감자는 원래 유럽인들이 지극히 꺼리던 작물이었다. 남미에서 건너온 이 작물은 어두운 땅속에서 자라났으며, 새싹이 나면 독성을 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쟁은 땅 위에 있는 작물을 모두 황폐화시켰다. 밀, 보리밭 등을 적군이 발견하면 바로 태워 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의 유명 곡창지대 및 포도 산지는 대부분 황폐화되지만 감자는 살아남았다. 그래서 땅이 황폐해졌을 때 재배하는 구황작물(救荒作物)의 대표주자로 감자가 대두된 것이다. 다만, 이때까지 감자는 주로 돼지사료로도 많이 사용됐다. 그래서 감자를 많이 키운 독일에서 햄과 소시지가 발달할 수 있었다.
한국에는 1824년쯤 산삼을 찾기 위해 숨어들어온 청나라 사람들의 식량으로 몰래 경작됐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1920년대 강원도 회양군에서는 독일인 매그린이 난곡이라는 감자 품종을 개발했고, 자기 땅을 잃어버린 화전민이 많이 모인 강원도는 감자 재배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본격적인 감자 주산지로 떠오르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감자로 만든 전통 증류주도 나왔으면 좋겠다. 감자빵, 옹심이 등 감자를 이용한 수많은 음식이 있지만 감자를 이용한 술은 매우 적다. 옹심이 국물과 함께 즐길 감자 증류주를 만날 날이 오기를 바란다.
주류 인문학 및 트렌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주임교수를 거쳐 현재는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넷플릭스 백종원의 백스피릿에 공식자문역할도 맡았으며,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과 ‘말술남녀’가 있다. 최근에는 술을 통해 역사와 트렌드를 바라보는 ‘술기로운 세계사’를 출간했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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