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세리머니에…인천 팬들, ‘매너’를 내던졌다
패배로 끝나자 관중들 물병 투척
수원 삼성 대체 ‘경인 더비’ 시각도
팬들의 비이성적인 난동인가, 아니면 새로운 라이벌리의 등장인가.
지난 11일 인천 유나이티드가 FC서울을 안방으로 불러들인 K리그1 12라운드 맞대결에서 ‘물병 투척’ 사건이 일어났다.
‘경인 더비’로 불리는 두 팀 간 경기는 이날 내내 몸싸움과 신경전으로 뜨거웠다. 주심이 선언한 경고는 7장, 퇴장은 1장이었다. 인천이 전반 36분 무고사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전반전 막바지부터 경고와 퇴장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문제의 장면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과 함께 나왔다. 서울 골키퍼인 백종범이 인천의 마지막 공세를 막아낸 뒤 인천 서포터스석을 향해 두 팔을 들고 포효했고, 이 세리머니에 흥분한 인천 팬들 다수가 백종범과 서울 선수들을 향해 물병을 던지기 시작했다. 서울의 주장인 기성용이 백종범을 보호하러 나섰다가 물병 하나에 급소를 맞고 쓰러지기도 했다.
인천 선수들의 자제 요청으로 일단락된 이번 사건은 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관중의 그라운드 이물질 투척은 무관중 홈경기나 제3지역 홈경기 개최,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응원석과 원정 응원석 폐쇄 등의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2022년 대구FC의 한 관객이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물병을 던져 대구 구단이 10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받았는데 이번 사태는 다수가 참여한 데다 다친 선수까지 나와 그 이상의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경기 감독관의 보고서를 받은 뒤 13일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구 현장에선 이번 사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야성미 넘치는 경쟁은 그라운드로 한정해야 한다는 비판이 대세인 가운데 과거 K리그의 더비는 야만과 비이성으로 얽힌 스토리였다는 의견이 함께 나온 것이다. 올해 K리그2(2부)로 내려간 수원 삼성의 빈자리를 인천이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인천의 다음 맞대결은 오는 7월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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