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영화 한 장면' 태국 파타야서 한국인 관광객 납치살해극

가족에게 피해자 몸값 1억1000만 원 요구
태국 경찰, 용의자 한국인 2명 추적 수사

태국(타이) 유명 관광지인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경남 김해 출신의 30대 한국인 남성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몸값을 요구했던 한국인 용의자 3명을 특정하고 이들의 소재를 추적 중이다.

지난 11일 태국 파타야 한 저수지에서 30대 한국인 남성의 시신이 담긴 드럼통이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태국 매체 까오솟 홈페이지 캡처

12일 태국 언론매체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태국 경찰은 파타야 한 저수지에서 한국인 관광객 A(34) 씨의 시신을 시멘트로 메워진 검은색 대형 플라스틱 통 안에서 발견해 인양했다. A 씨는 지난달 30일 여행 목적으로 태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7일 신원불명의 용의자가 A 씨의 모친에게 전화해 “A 씨가 마약을 버려 우리에게 손해를 입혔으니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아들이 죽는다”고 협박했다. A 씨 모친은 즉시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이를 신고했고, 대사관은 현지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협박범이 요구한 몸값은 300만 밧, 약 1억1000만 원이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태국 후아이쾅 지역 한 클럽에서 지난 2일 A 씨를 마지막으로 봤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클럽 주변 CCTV를 확인한 경찰은 지난 3일 새벽 2시께 한국인 용의자 2명이 A 씨를 차량에 태워 파타야로 향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이들이 파타야에서 다른 픽업트럭을 빌려 갈아탄 뒤 A 씨 시신이 발견된 저수지 인근 숙박시설을 빌린 사실도 확인했다. 이들이 상점에서 플라스틱 드럼통과 밧줄도 사 간 것으로 조사됐다. 픽업트럭은 다음 날인 지난 4일 밤 9시께 짐칸에서 검은 물체를 싣고 숙박시설을 빠져나갔다. 차량은 저수지 인근에서 약 1시간 서 있다 다시 숙박업소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경찰은 지난 11일 이 저수지에 잠수부를 출동시켜 시멘트가 가득 채워진 플라스틱 드럼통을 발견했다. 인양된 드럼통에서는 A 씨 시신이 확인했다. 경찰은 용의자 3명을 특정했으며, 1명은 지난 9일 태국을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했다. 나머지 1명은 아직 태국에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소재지를 추적 중이다.

외교부는 이날 “피해자 가족을 지원하고 태국 경찰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요청을 했다”며 “사건 발생 사실을 안 직후부터 현지에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향후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에서 사건을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