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년 인터뷰 당일 ‘북한선 미사일’…2년차 지지율 하락폭 가장 컸던 대통령 [대통령의 연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대본 없이 75분 가량 광범위한 주제를 다뤘고, 김건희 여사나 채 상병에 관한 부담스런 질문들까지 쏟아졌는데요.
그간 윤 대통령의 행보와 비교해본다면 상당한 변화가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임기초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이후로 윤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언론과 마주하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죠.
전임 대통령들의 취임 2주년을 되짚어봐도 이런 형태로 기자회견을 연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무려 노태우 전 대통령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이 드문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금만 생각해보면 대통령 입장에서 취임 2주년에 난상토론에 나서는 일이 달갑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허니문 효과는 완전히 사라졌을 시점이고, 임기초에 시작한 정권의 상징적 정책들이 어느정도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때인 탓이죠.
대통령 입장에서 어려운 질문들이 국정 전반에 산적해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예 임기말이라면 속 시원하게 평가를 받고 편히 소통할 수도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말 연설에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취임 2주년을 맞이해 임기가 3년이나 남은 대통령은 입장이 다릅니다. 정권이 추진한 정책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을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결과로 보여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인데, 언론 인터뷰나 기자회견에 나서면 당장의 결점이 부각되기 십상입니다.
그럼에도 취임 2주년에 언론 앞에 섰던 대통령들은 지지율의 부침을 겪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한 소통행보였던 셈이죠.
앞서 언급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중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악(이하 한국갤럽 조사 기준)인 수준이었구요.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도 이쪽에 비슷한 경우로 보입니다.
오늘 되짚어보려는 전임 대통령의 취임 2주년 언론소통 사례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는데요.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취임 2년차(1주년~2주년 사이) 지지율 하락폭이 가장 컸었고, 무려 80분에 걸쳐 KBS 인터뷰에 나서게 됐죠.
文, 결점 인정하면서도 정책의지 재차 강조해
출발점이 높았던 탓인지 취임 2주년까지(2년차 4분기)의 지지율 하락폭도 무려 35%포인트에 달해 역대 최대였습니다.
임기초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추진했던 정책들의 결점들이 부각됐던 탓인데요.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억제정책, 남북·미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외교정책들이 취임 2주년을 즈음해서는 일제히 낙제점을 받아들고 있었습니다. 장기적인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당시의 분위기는 정말 암담했습니다.
당장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정철학이 틀리지 않았음을 설파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들이 인상적입니다.
마침 인터뷰 당일 새벽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올려 꽤나 난처한 상황이었을텐데요. 문 전 대통령은 대북친화책을 비롯한 외교현안에 대해 “근본적인 해법이 역시 북미 간에 조속히 마주앉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또 이렇게 될 수 있도록 우리 한국 정부는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대화를 원하고 대화를 통해서 잘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기초 지지율 하락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과정의 미흡함을 인정하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서두에서 “고용시장 바깥에 있는 자영업자들의 삶이라든지 또는 가장 아래층에 있던 노동자들이 오히려 노동시장에서 밀려나게 돼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든지 이런 부분들을 함께 해결하지 못한 것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발언에서는 “좀더 긴, 어떤 시간을 두고 판단해볼 필요가 있는 것인데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또 많이 있기 때문에 그 해결이 우리가 조금 더 많은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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