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만 버티면 ‘빛’ 보나 했더니…‘빚’만 늘었다

권나연 기자 2024. 5. 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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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안 되는데 빚도 갚아야 하니 막막하네요."

자영업자들의 금융기관 대출이 코로나19 유행 직전보다 50% 이상 늘었다.

한은은 지난해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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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 1113조
코로나19 후 4년새 약 51% 증가
최근 연체 차주 대출 증가속도 급증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장사는 안 되는데 빚도 갚아야 하니 막막하네요.”

자영업자들의 금융기관 대출이 코로나19 유행 직전보다 50% 이상 늘었다. 일상 회복과 함께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많은 자영업자가 빚에 허덕이는 처지에 놓였다. 연체로 상환에 한계를 드러낸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도 두배로 커졌다.

12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335만9590명의 금융기관 대출액(가계대출+사업자대출)은 1112조7400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직전인 2019년 말 대출자는 209만7221명, 대출액은 738조600억원이었던 것과 견줘 각각 126만2369명과 374조6800억원 증가했다. 불과 4년 3개월 사이 대출자는 60%, 대출액은 51% 늘었다.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상환 위험 대출자들이 보유한 대출규모도 31조3000억원에 달했다. 2019년 말 15조6200억원에서 약 2배 늘었다. 전체 대출 규모의 2.8%에 대해 연체가 발생한 셈이다.

문제는 최근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더욱 좋지 않다는 점이다. 연체 차주의 대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져 지난해 3월말 20조4000억원과 비교해 1년 만에 53.4% 급증했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상황도 악화됐다. 3월말 기준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172만7351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 335만9590명의 51.4%를 차지했다. 이들이 빌린 돈은 689조7200억원이며, 이 가운데 24조7500억원이 연체됐다. 다중채무자의 대출금액과 연체금액은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금액과 연체금액의 각각 62%와 79%에 달했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방증하듯 폐업률도 높아졌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2023년 외식업체 81만8867곳 가운데 17만6258곳이 문을 닫아 폐업률은 21.52%에 달했다. 코로나19가 가장 극심했던 2020년에 폐업한 업체가 9만6530곳이었던 것과 비교해 약 82.6% 급증한 수준이다.

커뮤니티에도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A씨는 “코로나 때는 이 시기만 버티면 잘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B씨도 “장사 준비하려고 식자재마트에 갔더니 재료를 사러 오는 사람들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C씨는 “손님은 줄었는데 여기저기서 빌린 돈 갚을 날은 다가오니 막막하다”고 했다. 

한은은 지난해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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