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황우여? "비대위 책무 `당헌`대로…6월 전대 힘들다, 한동훈 잘 몰라"

한기호 2024. 5. 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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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최근 언론에 "당헌당규가 정한 권한 행사 않고 잠자고 있으면 아주 게으른 게 된다"
"비대위원장 책무, 누가 정하면 당헌 위반"…'전대 룰'엔 "당헌 고치는 절차, 잘 밟을 것"
비대위 구성 13일 마치고 尹대통령 초청 만찬 가질 예정
지난 5월8일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책무는 누가 정해줄 수 없다. (제한한다면) 이는 당헌 위반"이라고 밝혔다. 친윤(親윤석열)계 주류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등이 자신을 '관리형 비대위원장',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에 불과하다며 당대표 선거 준비만 하라고 압박하자 거듭 반박한 것이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12일 보도된 뉴시스 인터뷰에서 "선임하면서 (역할까지) '당신은 이거 이거 하라'고 하면 당헌 위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대위원장 책무는 누가 정해줄 수 없고 당헌·당규가 정하는 것"이라면서도 "당헌당규를 넘어서는 비대위 활동을 하면 위법한 문제가 생긴다"고 선을 그어뒀다.

이어 거듭 "비대위는 권한 등 모든 것이 당헌당규에 정해져 있다"며 "그 범위 내에선, 그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잠자고 있으면 아주 게으른 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임 지도부나 계파 외압이 아니라 당헌당규를 기준 삼아 비대위 운영의 주도권을 잡아가겠단 의중으로, "충실히 해나가면서 그걸로 평가받겠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오는 6월말~7월초 전대를 잠정했지만, 황 위원장은 선임 후 '원내대표 선거 연기 등으로 전대 실무가 한달 가량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자 주류에선 비판과 사퇴론까지 나왔고, 윤재옥 전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위기를 수습하는 데 도움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제22대 총선 수도권 당선·낙선 인사 등은 현행 책임당원투표 100%인 당대표 경선 룰을 개정해 국민여론조사를 부활시키자고 비대위에 요구해왔다. 반면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은 지난 10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관리형 비대위가 할 일이 아니다"며 전대 일정 언급에도 "좀 깊이 생각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이와 관련 황 위원장은 "(전대 시기를) 6월말로 '오픈'(미리 공개)한 게 오히려 문제다. 정치는 일정을 지킬 수 없다"며 "6월말은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8월 초중순에 (전대를) 하는데 그것보단 앞이다. (개최가) 늦어도 (양당이) 같은 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외에서 '윤심'을 대변하는 신평 변호사 등이 '전대 연기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당대표 출마에 유리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과 황 위원장의 7~8월 전대 개최 언급이 맞물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황 위원장은 "한동훈 전 위원장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 하는데 (그를) 개인적으로 잘 모른다"며 거듭 일축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이 나와야겠으니 어떻게 하자'는 비대위원은 없을 것"이라고 인위적 조정과는 거리를 뒀다. 전대 룰 관련 '민주당처럼 (역선택 방지된 여론조사) 25%라도 반영을 고려하는지'에 대해선 "당헌당규의 개정 문제다. 당의 헌법을 고치려면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그 절차를 잘 밟아 나가겠다"고 했다.

취임 일성부터 '보수 정체성 확립'을 강조해온 황 위원장은 "보수정당으로서 정체성을 정리하고 싶다. 그걸 확실히 하는 것이 쇄신의 출발점"이라며 "소금이 맛을 잃으면 돌멩이만도 못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외연확장론이 소위 '좌클릭'으로 귀결되는 것을 경계하고, 정부여당의 소통능력 개선에 방점을 찍었었다.

특히 "우리가 '오른쪽'인데 중간이나 왼쪽으로 가면 '포용하는' 게 아니라 '포용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총선 전략에 대해선 "당이 수도권 확장론(메가시티) 이슈를 펴다가 안 되니까 정권심판론에 맞불 지른다고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으로 갔다"며 미래 비전과 실질적 정책 개발에 주력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친윤계 유상범·엄태영·전주혜 의원과 '탈이준석계' 김용태 국회의원 당선인을 비대위원으로 내정했다. 당선인 중 3선인 성일종 의원을 비대위 사무총장으로, 3선 정점식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발탁해 계파 주류가 포진했다. 추경호 원내지도부의 원내수석부대표로는 재선 배준영 의원을 낙점했다.

비대위는 오는 13일 상임전국위 의결로 정식 발족한다. 또 황 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등은 윤석열 대통령 초청으로 같은 날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회동에는 여당 비대위와 함께 대통령실 측에서 정진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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