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vs배현진 ‘설전’으로 보는 친윤계 분열[이런정치]

2024. 5. 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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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패배 원인으로 ‘친윤계’ 꼽히자…이철규vs배현진 충돌
선거 이후 세 약해진 친윤계…전당대회 ‘변곡점’ 될 듯
“이준석 때로 돌아가면 책임 없는 사람이 없다” 지적도
안철수, 이철규, 나경원 등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최대 계파였던 ‘친윤계’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친윤계 책임론과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를 맞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철규 의원과 배현진 의원이 공개적으로 마찰을 빚으며 수면 위로 드러난 친윤계 간 갈등은 향후 전당대회 과정에서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은 지난 8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에게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한 사람이 이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앞서 배현진, 윤상현, 안철수 의원과 박정훈 서울 송파갑 당선인 등이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진행자가 배 의원 이름을 직접 언급하자 재차 질문하자 이 의원은 “당선자가 있었다”며 박 당선인을 시사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SNS]

하지만 반응한 것은 배 의원이었다. 배 의원은 지난달 26일 이뤄진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이 의원이 “우리가 (원내대표직을) 넘겨주면 안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과 박 당선인은 지난 총선에서 ‘송파 삼남매’라는 이름으로 함께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이 의원은 “소이부답(笑而不答·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음)”이라며 대응을 자제했다.

지난 9일 원내대표 선거 현장에서도 기싸움은 이어졌다. 배 의원은 불참한 채 박 당선인만 참석했고, 이 의원은 정견발표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권성동, 윤한홍 의원과 대화를 나눴다. 선거 이후 이 의원은 초선 당선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당선인은 “배 의원과 갈등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초선 당선인 중에는 공천 때부터 이 의원과 인연을 이어온 사람이 많아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총선 당시 공천관리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러자 박 당선인도 가세했다. 박 당선인은 원내대표 다음날인 10일 SNS에 최근 한 결혼식장에서 이 의원과 있던 말다툼을 공개했다.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철규, 배현진, 박정훈 세 사람은 최근 한 결혼식장에서 마주쳤다. 이 의원과 배 의원은 서로 인사 없이 지나쳤고, 박 당선인이 이 의원에게 ‘인사는 하자’며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이에 이 의원은 “나 아느냐”며 불쾌함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박 당선인은 SNS 글에서 “제가 공개적으로 만류하는 바람에 본인의 ‘간절했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듯 보였다”며 “분을 넘는 욕심은 남도 힘들게 하지만 자신도 무너뜨리는 법”이라고 저격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오른쪽)과 권성동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

일주일 내내 벌어진 설전을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수면 아래 있던 친윤계 분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권성동, 장제원 의원 간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진다. 장 의원은 김기현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도왔고, 이에 권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과 배 의원 관계도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부터 틀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은 김태우 전 구청장의 공천을 주장한 반면 일부 친윤계 의원들은 반대했고, 보궐선거 패배 이후 책임론을 두고도 갈등을 빚었다는 설명이다.

총선 패배 원인으로 ‘윤석열 정부 책임론’이 거론되자 분열이 가속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의원은 “배 의원이 이 의원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라며 “패배 원인에서 자유로워지려는 것 아니겠냐”고 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유효한 것은 올해까지다. 내년부터는 다음 대권주자에게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며 “친윤계의 당 장악력이 가장 셀 시기에 ‘총선 패배’라는 변수에 직면하면서 분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전 대표 때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배 의원이고 이 의원이고 책임이 없는 사람이 어딨느냐”고 지적했다.

친윤계 내부갈등은 전당대회 국면에서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정치인들끼리 설전이 한 두 번 벌어지는 것을 가지고 분열이라고 표현할 수 있냐”면서도 “나경원 당선인, 유승민 전 의원 등 정권과 각 세웠던 인물이 당대표 주자로 나서면 그들(친윤계) 사이에서도 권 의원 같은 후보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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