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가치투자` 공식 깨졌다…"초단타 매매전략으로 변화"

신하연 2024. 5. 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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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전략이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igh Frequency Trading·HFT)'로 불리는 초단타 매매 전략으로 변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외국인 주도세력이 거래한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을 근거로 외국인 주도세력이 교체됐다고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그러나 상위 10개 계좌가 거래한 종목 수가 소수 우량주에서 다수 종목으로 확장됐고 거래 종목들의 시가총액도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것은 '가치투자자' 외국인에서 '고빈도 알고리즘 투자자' 외국인으로 주도세력이 변경됐다면 나타날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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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학회지 최근호 논문
'고빈도 알고리즘 투자자' 외국인으로 주도세력 변경
[픽사베이 제공]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전략이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igh Frequency Trading·HFT)'로 불리는 초단타 매매 전략으로 변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외국인은 시가총액이 크고 변동성이 작은 우량주 위주로 장기투자한다'는 기존 통념이 뒤집힌 셈이다.

12일 한국증권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 '외국인 주도세력의 투자전략 변화: 가치투장에서 고빈도 알고리즘'에 따르면, 우민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팀장과 엄윤성 한성대 교수는 2005년부터 2022년까지 17년동안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 종목을 대상으로 외국인의 매매내역을 분석하고 이같은 결과를 제시했다.

가치투자가 저평가된 우량주를 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투자전략을 사용한다면,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는 종목의 단기 움직임에 집중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을 이용한 주문방식으로 다수의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논문 저자들은 2005년부터 2022년까지를 5개 구간으로 나누고, 시기별 거래대금 상위 10개 외국인 계좌의 매매양태를 분석한 뒤 나머지 시기와 비교했다.

그 결과 2005∼2008년 상위 10개 계좌는 각자 일평균 최대 120개 미만의 종목을 거래했고 거래금액은 29조∼47조원 수준이었으나, 2012∼2016년 구간에서는 1000 종목 이상을 거래하는 계좌가 상위 10위권 안에 들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2016∼2019년, 2020∼2022년 구간에서도 거래대금 상위권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시기의 상위 10개 외국인 계좌가 매매한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감소하는 추세도 관찰됐다.

구간별 상위 10개 계좌에서 거래한 종목들의 시가총액을 단순 평균한 결과, 2005∼2008년에는 8조7125억원에 달했으나 2020∼2022년에는 평균 2조2231억원짜리 종목을 매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첫 번째 시기(2005∼2008년)에 상위 10개 계좌의 데이트레이딩(당일 매수·매도) 비중은 5.02%에 불과했으나, 가장 최근 시기(2020∼2022년)에는 9.97%로 상승했다. 한 특정 계좌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23.21%에 달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외국인 주도세력이 거래한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을 근거로 외국인 주도세력이 교체됐다고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그러나 상위 10개 계좌가 거래한 종목 수가 소수 우량주에서 다수 종목으로 확장됐고 거래 종목들의 시가총액도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것은 '가치투자자' 외국인에서 '고빈도 알고리즘 투자자' 외국인으로 주도세력이 변경됐다면 나타날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해외 고빈도 알고리즘 투자자는 미국·유럽에서 아시아 시장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저자들은 해외 연구 데이터를 인용하며 "미국의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규제 강화와 시장 포화로 인한 수익성 약화 때문에 관련 회사들이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의 아시아태평양 임원들과 면담한 결과 전 세계 많은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회사들이 한국 등 신흥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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