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지 ‘내 집’ 없지, 애는 누가 키우라고?”.. ‘맞벌이 무자녀’ 더 늘었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4. 5. 1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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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살 미만 맞벌이 가구 36% ‘딩크’
“주거 불안, 일·가정 양립 어려워”


젊은 기혼가구 가운데 셋 중 하나가 무자녀로, 이른바 ‘딩크’(DINK. Double Income, No Kids. 맞벌이 무자녀 부부)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직장 업무와 함께 출산·양육을 병행하는게 어려워 경제활동을 포기해야 하는게 유자녀 부부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데다, 주택 비용 마련에 대한 압박까지 거세지면서 아이 낳기를 더 주저하게 만드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12일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가구주가 25~39살인 청년 기혼가구 중 27.1%가 무자녀 부부로 나타났습니다. 청년 무자녀 부부 비중은 2013년(22.2%) 대비 5% 포인트(p) 상당 늘었습니다.


특히 ‘맞벌이’면서 ‘무자녀’인 이른바 ‘딩크’는 2022년 기준 36.3%로 2013년(21.0%) 대비 15.3%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년 전 5가구 중 1가구 정도였던게, 3가구 중 1가구이상꼴로 늘어난 셈입니다.   

홑벌이 부부 가운데 무자녀 비중은 2022년 기준 13.5%로, 2013년(12.3%)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자녀 유무에 따른 아내 취업 비중도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무자녀 부부 중 아내 취업 비중은 2013년 53.2%에서 2022년 71.0%로 17.8%p 증가세를 나타냈습니다.

유자녀 부부 아내 취업 비중은 이 기간 36.6%에서 40.6%로 4.0%p 늘었습니다.

보고서는 “여전히 직장 업무와 출산·양육 양립의 어려움으로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유자녀 부부에게 많음을 짐작할 수 있다”면서 “또한 무자녀 부부의 월평균 가구 실질소득은 지난 10년간 유자녀 부부에 비해 높게 나타났고, 이는 자녀 양육 등의 이유로 유자녀 부부의 홑벌이 비중이 높기 때문”이란 분석도 내놨습니다.


자녀 유무에 따른 주택점유 형태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2022년 기준 유자녀 부부의 자가 비중은 52.0%, 무자녀 부부의 자가 보유 비중은 34.6%에 그쳤습니다. 주거 불안정성이 무자녀 부부의 출산 저해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또 무자녀 부부 월평균 가구 실질소득은 대체로 유자녀 부부보다 많고 저축액도 많았는데, 저축 주목적이 ‘주택 마련’이라는 응답률이 무자녀 부부에게서 약 1.7배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주거 불안정성이 무자녀 부부의 출산 저해 요인 중 하나임을 추측해 볼 수 있다”는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실제 서울 지역의 무자녀 부부 비중이 2022년 45.2%로 전체 평균(27.1%)보다 높은 것도 서울의 높은 주택가격 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무자녀 기혼부부 등 자녀를 낳지 않는 ‘딩크’족은 점점 증가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혼인신고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부부) 통계’에 따르면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비중’도 전체의 절반 가까운 46.4%(37만 8,000쌍)로 전년 대비 0.6% p 늘었습니다.

‘혼인=출산’이라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로, 2015년 15.8% 수준이던 ‘딩크’족은 2022년 24.9%까지 올라 5년 이내 결혼한 신혼가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 사회조사에서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 3명 중 1명(34.7%)이 부정적 답변(전적 반대+약간 반대)을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양육 자체가 어려운 환경에서, 결혼을 해도 출산을 기피하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신혼부부 역시도 주거 불안과 저출생과 상당부분 연관성을 드러냈습니다. 무주택자일수록 아이가 없는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무주택 신혼부부의 ‘자녀 없음’ 비중은 2015년 38.5%에서 2022년 50.5%로 12.1%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무주택 신혼부부의 절반 이상 아이가 없는 셈입니다.

저출생 기조에 따라, 집이 있는 신혼부부라도 ‘자녀 없음’ 비중이 같은 기간 31.6%에서 40.4%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7년간 8.8%p 상승해 무주택 신혼부부보다는 다소 완만한 기울기를 나타냈습니다.

평균 출생아 수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 2015년 0.77명이었던 무주택자의 평균 출생아 수는 2022년 0.59명으로 23.4%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유주택자의 평균 출생아가 0.88명에서 0.72명으로 18.2% 줄어든 것보다 가파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보고서는 “무자녀 부부 출산을 장려하려면 주거 지원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일·가정 양립을 촉진할 수 있는 지원 확대, 무자녀 부부 아내의 노동시장 특징별 출산 유인을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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