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 폐암 치료할 새 물질 찾았다…"호르몬 치료 없이 가능"

박건희 기자 2024. 5. 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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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흡연자 폐암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표적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물질을 발견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철주 화학생명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김선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팀, 한지연 국립암센터 박사팀과 함께 한국인에게 나타나는 비흡연 폐암을 치료할 표적 치료 물질로 '사라카티닙(saracatinib)'을 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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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연구에서 분석한 한국인 비흡연폐암 환자들의 성별 분포. 여성이 대부분이다. (왼쪽) 비흡연폐암 환자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분석한 결과 환자 폐조직의 의15%에서 미확인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가운데). 다중오믹스 분석법을 통해 한국인 비흡연폐암의 분자적 특징을 분석한 결과 (오른쪽). /사진=KIST


비흡연자 폐암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표적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물질을 발견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철주 화학생명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김선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팀, 한지연 국립암센터 박사팀과 함께 한국인에게 나타나는 비흡연 폐암을 치료할 표적 치료 물질로 '사라카티닙(saracatinib)'을 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10년간 국립암센터에 내원한 폐암 환자 1597명의 유전자를 분석해 비흡연 폐암 환자 101명의 폐암 조직을 확보했다. 이를 다중 오믹스 기술로 분석했다. 다중 오믹스는 유전체, 단백체 등 다양한 분자 정보를 통합해 총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유전자변이 및 암세포의 신호전달 경로를 측정한 결과, 암 발생과 관련된 유전자로 알려진 'STK11'과 'ERBB2'의 운전자 돌연변이(driver mutation)가 비흡연 폐암 환자의 조직에서 다수 관찰됐다. 운전자 돌연변이는 정상적인 증식 프로그램을 따르지 않고 분열한 세포다. 이렇게 생성된 유전자 집단이 증폭되면서 암이 발생한다.

이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 신호전달 경로가 과발현됐지만, 호르몬 수용체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호르몬 치료제가 아닌 하위 신호전달 단백질의 활동을 저해하는 것만으로도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하위 신호전달 단백질 저해제인 사라카티닙을 STK11와 ERBB2의 변이가 있는 세포에 적용했다. 그 결과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세포 사멸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비흡연 폐암 환자 중 에스트로젠 신호전달경로에 특이적 발현을 보이는 환자의 감별 진단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국립암센터와 함께 비흡연 폐암 동물모델에 대한 사라카티닙의 치료 효과도 분석한다.

연구를 진행한 이철주 책임연구원은 "다중오믹스 분석으로 난치암의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한 성공적 사례"라며 "순수 국내 연구를 기반으로 병원과 연구기관이 공동연구를 통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지원으로 KIST 주요 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에 4월 15일 온라인 게재됐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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