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저축은행마저도 높아지는 문턱[좁아진 대출문②]

이주혜 기자 2024. 5.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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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신규 취급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
저축은행, 여신 축소…저신용자 허들 높여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중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받기 위해 향하는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중저신용대출 확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고금리 여파를 겪은 중저신용 차주들의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가 3월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가 전월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3월 신규 취급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는 907~938점으로 전월(896~919점)보다 상승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평균 신용점수가 938점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913~933점)보다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 896점과 비교하면 40점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903점에서 907점으로 올랐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평균 금리는 고신용자 위주 영업으로 전월보다 낮아졌다.

토스뱅크는 920점으로 3월(919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금리는 소폭 올랐다. 3월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6.82%, 서민금융 제외 평균 금리는 7.05%로 전월보다 0.01~0.02%포인트가량 높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 대출을 확대하면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8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중저신용자 대출이 역대 최대치였다"면서 "이에 실제 실행된 대출에 있어서 연체가 발현되는 타이밍이 올해 중 집중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도 높아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2월 말 기준 102조3301억원으로 2021년 12월(100조5883억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2월부터 1년째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3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30곳 중 신용평점이 600점 이하인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준 곳은 13곳에 그쳤다. 1년 전에는 33곳 중 23곳이 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실행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공급하는 구간의 허들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 같다. 600점대 아래 차주에게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이 줄었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보수적으로 대출을 내어주게 되고 차주들의 상환 능력도 악화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실채권을 정리하며 정상화에 주력하기 위해 저축은행들이 신규 대출 영업을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신규 대출을 내줄 경우 부실 대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권은 부동산 PF 부실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9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오르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KCB 신용점수 하위 50%)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은 지난해 2.88%로 전년 대비 0.74%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1.58%, 2022년 2.14%에서 갈수록 오르고 있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6.55%로 전년 말 3.41%보다 3.1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을 취지로 설립된 인터넷은행은 건전성을 관리하면서도 이들에게 대출을 내줘야 한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목표치는 평잔 30% 이상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가 필요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 "올해 목표치 30%를 달성하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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