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슈퍼리치 이방인' 어설픈 기획, 이방인들의 단체 김장은 이제 그만!

김경희 2024. 5. 1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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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찐 부자들의 서울 라이프를 그린 넷프릭스 신작 예능 '슈퍼리치 이방인'이 지난 5월 7일 공개되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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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슈퍼리치들의 럭셔리한 한국 라이프를 들여다보는 리얼리티쇼인 '슈퍼리치 이방인'에는 K-POP에 푹 빠진 싱가포르 억만장자 데이비드 용, 국내 유일의 하이엔드 브랜드 클라이언트 앰배서더이자 한국의 패리스 힐튼 유희라, 파키스탄 귀족 가문 김안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가문 후계자 테오도로, 5천만 팔로워를 가진 ‘슈퍼 인플루언서’ 누르 나임의 5명이 출연해 그들의 일상 아주 일부분을 보여주었다.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자신이 꿈꿔온 삶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열정 넘치게 도전하고 목표만 보고 나아가는 당당한 삶의 태도에 주목하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슈퍼리치인 사람들이 얼마나 리치한지, 그들의 삶과 한국의 연결고리는 무엇인지가 궁금해 이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세계 어디나 집이 될 수 있는 부를 축적한 이들이 왜 서울에서 사는 걸까? 이런 궁금증으로 시작했지만 이들이 왜 한국을 사랑하는지, 그들의 시선에 비친 한국의 문화와 한국이라는 브랜드는 어떤 가치가 있는지도 슬쩍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집이 여러 채이고 호랑이나 사자를 애완동물로 키운다는 것, 한 번에 8백만 원 하는 피부과 시술을 미리 충전해 놨던 2천만 원 비용에서 쓴다거나, 이사할 집을 보러 다니며 160억, 110억 정도 하는 집들을 '당장 살까?' 고민하는 모습, 소개팅에서 입을 옷을 몇백만 원어치 사놓고 그 옷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른 옷을 입거나 패션이나 브랜드에 대한 예의로 어떤 옷은 단 한 번만 입으며 그 옷이 억대 가격이라는 등... 이런 모습들은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포인트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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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돌아서서 생각해 보면 한 번에 8백만 원짜리 시술은 도대체 어떤 시술일지? 몇백만 원, 심지어 억대의 옷들은 과연 그 정도의 금액적 가치가 있는 것인지? 등 이들이 보여준 소비는 살짝 의아하다. 그러며 이들이 슈퍼인플루언서인지, 진짜 슈퍼리치가 맞는 건지는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제작보고회에서 제작진들이 이야기했던 "데이비드 용이 한국의 각종 기획사에 미팅을 요청하고 거절을 당하는 등 밑바닥부터 도전하는 모습" 같은 건 잘 드러나지 않았다. 물론 데이이브 용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들의 가격이 얼마인지, 얼마짜리 집을 보러 다니는지 재력에 대한 공개를 짬짬이 하며 호기심을 자극했으나 그가 어떤 사업을 하고 그의 재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왜 중요한지는 프로그램만 보면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뜬금없이 데이비드 용과 테오도로의 소개팅 장면이 등장해 '부자건 아니건 사람 사는 건 똑같다'는 메시지를 던지거나 누르 나임의 과거사를 공개해 태어날 때부터 부자가 아니었다는 걸 알게 하는 대목 등은 지나치게 오락적으로나 지나치게 교훈적으로 포장하려는 의도가 보여 어색했다. 게다가 마지막에 다 같이 모여 갑자기 김장을 하는 모습은 K-포장의 최절정이었다.

부자들의 리치한 삶에만 포커스를 두지 않고 그들이 왜 한국에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이라고 했던 제작진의 강조는 절반 정도만 보인 것 같다. 리치한 삶도 너무 일부분만 부각시켰고 그들이 한국에 사는 이유는 거의 납득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한 회차당 30분 정도의 짧은 미드폼이고 총회차가 6회밖에 되지 않아 후루룩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여운도 남지 않는다.

한편으로 다행인 건 이들의 삶이 너무나 '그사세'라 상대적 박탈감은 전혀 들지 않는 다는 것. 오히려 저런 돈이 있다면 나는 다른데 쓰겠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이건 얼마나 감사한지!

갓세븐 뱀뱀, 조세호, 오 마이걸 미미가 MC로 합류해 재기 발랄한 입담과 유쾌한 티키타카를 곁들였지만 이 셋 중 조세호의 활약이 가장 애매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조세호였지만 '저건 무슨 브랜드'라고 짚어내는 것 외에는 그저 이들을 동경하는 사람일 뿐이었다. 오히려 뱀뱀과 미미는 외국인의 입장과 젊은 세대의 입장을 대변하며 재미있는 리액션으로 웃음과 공감을 안기기도 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슈퍼리치 이방인'은 넷플릭스 대한민국 TOP10시리즈 중 4위에 안착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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