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소뱅 삐걱대던 동거, 예고된 파국 '라인야후' 사태
일본의 '라인야후' 강탈 사태는 라인과 야후재팬의 통합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조짐이 있었다. 구글과 텐센트(위챗) 등의 글로벌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 힘을 합친 두 회사는 정작 경영통합 이후 유기적인 협업을 펼치지 못한 채 어정쩡한 통합을 유지해왔다.
메신저 '라인'으로 일본 열도를 장악하고, 라인페이를 통해 결제앱 시장에서 경쟁하던 네이버 역시 라인페이를 활용해 맞불을 놨다. '축! 레이와 모두에게 줄게, 300억엔 축제'라는 마케팅을 통해 300억엔(당시 약 3250억원)을 뿌렸다. 라인페이를 쓰기만 하면 1인당 1000엔을 줬다.
당시 모바일메신저(라인)와 포털(야후재팬) 시장에서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반으로 전투를 벌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간편결제 외에도 다양한 시장에서 부딪혔다. 라인이 인수한 일본 배달앱 1위 데마에칸과,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2위 우버이츠의 경쟁 등이 대표적이었다.
또 서류상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 지분의 50%를 보유하고 네이버가 42.75%, 네이버의 자회사 제이허브가 7.25%를 보유하는 식으로 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 재무제표에 반영되도록 해놨다. 라인야후 경영통합 이후 네이버의 재무제표상 반영이 전혀 되지 않던 배경이다. 2021년 라인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 때때로 라인의 '국적 논란'이 불거지기에 이를 불식시킬 목적도 있었다. 이후 양사의 협업 체제는 소프트뱅크가 경영을 맡고, 네이버가 상품과 서비스를 맡는 이원화 구조가 됐다.
하지만 경영 통합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라인을 이용한 스마트스토어 사업은 이미 이커머스 업체들을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의 적극적 협업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경영통합 당시 공개했던 페이페이와 라인페이 통합 역시 일부 서비스의 미미한 연동에 그쳤다. 오히려 2018년부터 라인과 일본 미즈호금융그룹이 함께 추진하던 인터넷은행 '라인뱅크'가 소프트뱅크의 입김을 받아 지난해 3월 설립을 전면 철회하기로 하는 등 양사의 경영통합은 라인을 통한 네이버의 일본 진출에 '독'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CEO(최고경영책임자) 역시 지난 9일 2023 회계연도 결산발표회에서 "A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한다면 보다 많은 선택지가 생기고 다양한 전략이 가능해진다"며 공개적으로 지분 욕심을 드러냈다. 다만 "소프트뱅크의 현금흐름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로 한정한다"며 최소한의 자금을 투입해 라인야후의 지배력을 가져가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지분매각 협상에 임하는 데는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소프트뱅크와의 협업에 대한 실망감도 상당 부분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소프트뱅크가 원하는대로 헐값에 최소한의 지분만 넘겨줄 경우 현 네이버 경영진에 대한 배임 이슈가 작용할 수 있어, 네이버 입장에선 자사 이득을 최적화할 수를 찾는 중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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