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애들끼리 다퉈도 아동 학대 가해자가 된다고?···"법 취지와 안 맞아" 위헌 신청

조재한 2024. 5. 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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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이 행복하게 안전하게···'아동복지법'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동복지법 제1조입니다.

5월 가정의 달 더욱 와닿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동복지법은 몇 살까지 아동이라 하는지, 국가와 지자체는 뭘 해야 하고, 아동학대가 발생했을 때 어떤 처벌을 하는지 등의 규정을 담고 있습니다.

18세 미만까지 아동···아동 학대 가해자는?
아동복지법에서 아동은 18세 미만을 말합니다.

아동 복지란 아동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을 조성하고 조화롭게 성장·발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경제적·사회적·정서적 지원을 말합니다.

아동 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아동을 학대하는 것이 아동 학대라는 겁니다.


같은 법인데 가해자 범위가 다르다?
그런데 아동복지법 17조에는 <'누구든지' 다음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등을 포함한 학대를 누구든지 해서는 안된다는 건데요.

금지한 행위를 하면 가해자가 되는데, 3조에서는 가해자를 성인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17조에서는 '누구든지'란 표현으로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아동 간 학대가 발생하더라도 아동복지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동 학대 범죄 처벌특례법·아동 청소년성보호법에서는?
아동복지법과 달리 아동학대 범죄 처벌특례법에서는 아동 학대 범죄를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로 정의하며 가해자를 더 제한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도 아동·청소년을 19세 미만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행위에 따라 가해자를 '19세 이상'으로 세분화해 처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형사사건의 경우 만 14세 이상은 모두 형사법 적용
만 14세 이상이면 형사 사건에 관계됐을 경우 성인과 마찬가지로 형사법률을 모두 적용받습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이라고 해서 형사미성년자로 처벌을 피합니다만, 14세 이상이 되면 형사법 적용을 받는 겁니다.


일반 형사법과 아동복지법 차이는?
성인들 사이에 일회성 언어 폭력이나 정서적 학대가 발생했을 경우, 예를 들어 문자 메시지로 욕설을 보낸다거나 하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 일반 형사법을 적용하면 처벌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그런데, 아동복지법을 적용하면 처벌 가능성이 커집니다. 

아동들 사이 사소한 다툼이나 문자 메시지가 원인이라며 정서적 피해를 호소하면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 '누구든지'는 위헌?
학교 폭력 사건을 다루고 있는 대구의 한 변호사가 이런 문제를 짚으며 아동복지법 17조에 있는 '누구든지'라는 문구가 법 취지와 맞지 않다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습니다.

이민정 변호사 "(아동복지법) 17조에 의해서 일반적인 성적 학대,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또 여러 가지 학대 유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17조는 '누구든지'라고 해서 성인이 아니라 같은 아동끼리 (학대)했을 때 피해자가 아동이면 다 적용될 수 있는 걸로 보고 있습니다. 성인 간에 폭언(문자 메시지)을 한 번 보낸 거는 전혀 처벌할 수가 없는데 동급생끼리 친구끼리 폭언(문자 메시지)을 한 번 보냈으면 피해자가 아동이라는 이유로 처벌하게 돼 있고 처벌 수위도 정보통신망법보다 오히려 더 강하게 돼 있습니다."

재판부가 위헌 제청을 받아들이면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올 때까지 관련 재판은 중지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헌법소원을 제기해 헌법재판소 판단을 듣겠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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