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는 커졌다지만…구심점 잃은 친문, 김경수가 변수되나

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2024. 5. 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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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청와대 출신 당선인 21대 19명→22대 28명으로
상당수는 친명계로…양산 사저 당선인사날 친문계 일부 이재명과 만찬 택해
'친문 좌장' 부재도 구심점 약화 원인
김경수 귀국에 관심 모이지만 친문내에선 "친문 프레임, 특정인 역할론 모두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윤창원 기자


4·10 총선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내 이재명 대표 1극 체제화가 강화되면서 이른바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여서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총선 당선인의 수는 지난 21대 총선보다 늘어났지만, 한데 모이기보다는 분화한 탓에 오히려 구심력이 약해졌다.

오는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아 자연스레 모임이 이뤄질 전망인 가운데, 새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의 출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1대 총선보다 늘어난 文 청와대 출신 당선인들…숫자 커졌지만 상당수는 친명으로

22대 총선 민주당 당선인 중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인사는 28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19명보다 9명이 늘어난 수치다. 범위를 대통령비서실에서 대통령 직속기구 출신이나,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장·차관급 인사로 확대하면 그 수는 44명까지 늘어난다.

숫자로면 보면 친문계의 외연이 확대됐다. 지난 정부 청와대 출신 당선인 중 20여명은 지난달 29일 양산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셨던 대통령에 대한 당선 인사 차원이다.

하지만 외연과 달리 내실은 강화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2022년 대선과 이번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인사가 친명(친이재명)계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4·10 총선 민주당 공천과정은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표현으로 불릴 만큼 비명계 인사들에게는 혹독했던 반면, 친명계 인사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서 활동했음에도 공천을 받아 당선까지 이른 인사들 중 적지 않은 수는 친문계보다는 친명계로 분류된다.

지난달 29일 양산 사저 방문 때도 함께 양산으로 향하려던 인사들 중 일부는 같은 날 저녁으로 조율 된 이재명 대표와의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출신인 한 초선 의원은 "당초에는 오찬이었는데 그날 영수회담이 잡히는 바람에 이 대표와의 식사자리가 만찬으로 변경됐다"며 "이 대표가 준 공천을 받아서 당선이 됐으면 이 대표 만찬에 가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 만찬에 참석한 초선들 중 상당수는 당내 친명계 모임으로 분류되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이다.

지난 4월 4일 4·10 총선을 앞두고 경남 창원에서 지원 유세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 이형탁 기자

'친문 좌장' 없는 것도 구심점 약화 원인…김경수 귀국 관심 모이지만 친문 내에선 "그런 프레임 없다"

이들이 친문계보다 친명계로 흘러든 것은 당이 이 대표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된 탓도 있지만, 이른바 '좌장'과 같은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이 없는 점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당내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와 친문계 좌장으로 불렸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를 지원하면서 입지를 달리했다. 또 다른 친문계 좌장이던 홍영표 의원은 공천 배제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 새로운미래 소속으로 총선을 치렀지만 고배를 마셨다. 문재인 정부 장관 출신 등 4~5선의 다선 의원들도 있지만 이들을 중심으로 한 친문계의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친문계 주요 인사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영국 유학 중임에도 오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15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역할론'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 지사는 2016년 총선 경남 김해을 지역구에서 당선됐으며, 초선 의원 출신임에도 2018년 지방선거에 뛰어들어 경남도지사로 선출되면서 친문계의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다만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인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도덕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고, 처벌로 인해 오는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돼 현실정치에서의 역할도 제한적이다.

친문계 인사들 사이에서 '별도의 모임이나 구심점과 같은 것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점도 친문계의 독자 행동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친문계 재선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친문이냐 아니냐 하는 프레임과 관련한 얘기는 내부에서 전혀 나오고 있지 않는데 무슨 김경수 역할론이 있겠느냐"며 "문 전 대통령은 그런 움직임을 허락하실 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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