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랩스 시총 1조 될 겁니다"…'28년 삼성맨' 대표의 자신감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3연임 김성은 대표, 취임 첫 인터뷰
“스마트 건물 관리 플랫폼 ‘인사이트’
KB국민은행·안랩 등 100곳서 사용
DX 서비스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 도전
내년 거주용 공간 관리 플랫폼 상용화
버추얼 디벨로퍼 꿈 … 2027년 시총 1조”
450원 배당 … 수익률 6%로 예금의 2배
5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 5725주 그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9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임직원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스마트 건물 관리 플랫폼 ‘인사이트(insite)’를 필두로 건설사 이미지를 벗고 버추얼 디벨로퍼(주거·오피스·건물 등 디지털과 물리적 공간의 경계가 없는 통합 공간 관리 운영사)로 성장하겠습니다. DX(디지털 전환) 서비스 확대·건물 관리 솔루션 상품 고도화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에 도전하겠습니다.”
김성은 HDC랩스 대표(1967년생)는 지난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HDC랩스는 2021년 12월, HDC아이콘트롤스(스마트홈 및 스마트 빌딩 IT 솔루션)와 HDC아이서비스(국내 건물 자산 관리)의 합병으로 새롭게 태어난 회사다. 김 대표의 언론사 인터뷰는 2019년 3월 취임 후 처음이다. 그는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3연임했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 346(서초동)에 있는데 남부터미널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8분 걸린다. 이 건물은 지하 4층에서 지상 10층으로 이뤄졌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질적 변화를 추구하고, 최적의 투자(연구개발·인수합병)를 통해 미래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술력과 데이터를 활용해 시공 및 유지관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공간·삶·미래를 새롭게 정의하는 공간AIoT(인공지능융합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AI·데이터 기술 투자 빛 볼 것 … 올해 매출, 두 자릿수 이상 성장”
김 대표는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으나 사업 체질 개선과 AI(인공지능)와 데이터 기술 투자가 점점 성과를 낼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 근거로 “작년 부동산 상업용 공간 관리 플랫폼 ‘인사이트’를 내놨는데, 고척 아이파크·KB국민은행 본점·안랩·롯데홈쇼핑 등 100여개 사업장에서 시설물 관리를 위해 사용 중이다”며 “거주용 공간 관리 플랫폼 ‘인베이스’까지 내년 상용화한다면 실적에 날개를 달 것이다”고 말했다. 인사이트는 건물의 모든 상황을 빅데이터화하고 24시간 분석하면서 문제를 예측하고 사전에 방지하는 장점이 있다. 인베이스는 건설사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일반 고객과 접점을 늘릴 수 있게 하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상품이다.
또 “기존 사업 재편 효과와 M&A를 통해 비즈니스 성격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2027년 시가총액 1조원 클럽 가입이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건설 AI 데이터 기술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지속 채용 중이다. 총 직원 430명 중 개발인력 70명, 이중 AI 인력은 20명(석사급 50% 이상)으로 불어났다. 데이터 처리와 IoT(사물인터넷) 등 기술 투자가 활발하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2024 코리아빌드위크’에 참가해 빌딩과 주거공간을 아우르는 DX 솔루션들을 선보였다”며 “인사이트는 에너지, 시설, 보안, 공간 케어 등 상업 공간 관리에 필수적인 기능들을 하나로 통합해 자동 제어 및 원격 관리를 실현하면서 운영 효율성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또 “고급 주택형 스마트홈 솔루션 ‘더베스틴플러스’는 조명, 환기, 세대 출입, 냉난방 제어는 물론 태양광, 전기차 충전, 주차 관리까지 주거 생활 통합 플랫폼으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데이터센터 확장 추세에 발맞춰 기계·전기·배관 분야의 집중과 글로벌 벤더사와 협업을 통해 빌딩관리시스템(BMS), 통신, 인테리어 등을 포함한 통합 오퍼링 전략을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스마트홈 시장 2028년 318조원 전망
이를 통해 세계 스마트홈 시장을 노린다. 코로나19 이후 주거 편의성을 중시하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각종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한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는데,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올해 1543억7300만달러(약 211조원)에서 2028년 2315억7300만달러(약 318조원)로 커질 것으로 봤다. 스마트홈 서비스의 핵심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로 집안 가전 정보를 확인 및 조작하는 것이다. 시간이나 공간에 관계없이 집안 상태 정보를 확인하고 제어 가능하다. 예를 들면 더운 여름철 집에 가기 전 에어컨을 먼저 켜고, 여자친구와 도착 5분 전 분위기 있는 음악을 트는 것 등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이 내 손안에서 모든 세상을 제공했듯이 그다음이 자동차, 집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패드(홈 네트워크 기기)가 AI와 결합하면 집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주방 가전을 작동시켜 요리를 대신하거나 업무 보고서를 써줄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스마트홈의 발전 속도는 2년이면 지난 10년을 가볍게 넘길 것이다”며 “공간, 삶, 미래를 새롭게 정의하는 HDC랩스가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금은 아파트를 고를 때 입지와 분양가를 우선시하지만, 스마트홈 레벨이 중시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며 “스마트 LED 감성 조명 시스템, 트래킹 방식 지하 주차장 솔루션, 안면인식 출입 통제 솔루션 등 고객 맞춤형 주거 솔루션이 인기를 끌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 실적은 양호하다. 2019년 매출 2524억원, 영업이익 129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6063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을 기록했다. 합병 효과로 인해 매출이 140.21% 뛰었다. 지난해 매출 기준 리얼티(빌딩 관리) 부문이 41.7%(2528억원), 건설솔루션(소방·리모델링·조경) 38.2%(2316억원), 홈서비스(홈네트워크·시설물 유지관리) 20.1%(1217억원)다.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3.64%에 그치는 게 흠이다.
총 주식 수는 2595만7601주로 HDC 외 3인(정몽규 HDC 회장 포함)이 지분 6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자사주 11.49%, 여의도순복음교회 7.12%다. 외국인 지분율은 4.29%로 유통 물량은 약 15% 정도다. 최근 5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5725주에 그쳐 개인 투자자들이 매매하기에 쉽지 않다. 지난 금요일 종가 기준 환산 땐 하루 4580만원 거래되는 셈이다. 무상증자 같은 거래 활성화 카드가 필요해 보인다.
숨겨진 고배당株 … 수익률 6%로 정기예금의 2배 이상
다만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1358억원, 부동산 자산은 109억원이다. 이를 합하면 시가총액(2077억원)의 70% 수준이다. 현금 부자답게 ‘숨겨진 고배당주’다. 2019년 1주당 배당금 350원에서 지난해 450원까지 늘렸는데 시가배당률로 환산 땐 6.04%다.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수익률(2.65% 기준)의 2배가 넘는다.
부담 요인으로는 버추얼 디벨로퍼로 변신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는 게 당장 재무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만 부채비율 48.28%에 그치고 자본유보율은 2101.50%에 달해 우량한 재무 상태는 플러스 요인이다.
주가는 올 들어 7.38% 올랐다. 주가 부양책을 묻자, 김 대표는 “세 개의 카드가 준비되어 있다”고 답했다. 첫 번째로 “신사업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 성장성이 높은 AI와 데이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기존 사업 디지털화와 함께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둘째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를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혁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유망 스타트업과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을 M&A 해서 사업 확장과 수익 증대 두 토끼를 잡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ESG 경영실을 신설해 안전경영과 준법경영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다양한 채널로 시장과 소통하고 사회 기여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HDC그룹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돕고 있다”며 “미래전략팀과 사업개발팀을 만들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와 같은 오늘에 머무르지 않고, 항상 내일을 보고 있다”며 “기술 기업으로서 공간과 혁명, 삶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버추얼 디벨로퍼로서 2027년 기업가치 1조원 회사의 꿈을 갖고 있다”고 힘주었다.
1987년 삼성전자 사원으로 입사해 OA(프린터 등 사무기기) 사업부 개발팀과 사내 벤처 대표, 갤럭시 상품 기획 상무 등 28년 대기업 직장 생활을 마치고 CEO(최고경영자)로 올라간 그는 청춘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그는 “삼성전자에서 28년간 근무하면서 중시한 건 ‘쪽팔리지 않고 비겁하지 않은 삶’을 사는 것이었다”며 “나 자신을 정확하게 알고, 꿈이 무엇인지 자문 후 매일 시뮬레이션 하고 시행착오도 겪는다면 어느새 용기란 근육이 커져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가족, 직장, 사회 등 모든 공동체에서 정직하고 용감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기 성찰을 하는 게 먼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삶에 도움이 되는 가치관은 가슴속에 꼭 품고 살아야 한다”고 말을 마쳤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HDC랩스의 경우 홈서비스·건설 솔루션·리얼티(부동산 종합 관리)로 주택에 관한 인프라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에서 생활 편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홈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홈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사가 수혜를 받을 것이고 정부 정책 부문에서도 향후 중장기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홈서비스 산업 특성상 주택시장 업황에 크게 영향을 받아,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없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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