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실적 하드캐리한 '럭셔리 K뷰티' 전문가

[CEO포커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LG생활건강이 더후의 약진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 3.5%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이정애 사장의 특기인 럭셔리 브랜딩이 통한 것이라 보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은 유리 천장을 깨고 탄생한 LG그룹 최초의 여성 CEO이자 첫 공채 출신 여성 대표다. 1986년 입사해 생활용품 분야에서 마케팅 업무를 시작한 이후 헤어케어, 바디케어 등 다양한 제품군의 마케팅을 담당했다.

2022년 11월 취임 당시 이 사장이 받은 가장 큰 과제는 중국 봉쇄 정책과 혐한령으로 하락세를 걷고 있는 LG생건의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이후 중국의 경기 침체까지 이어져 LG생건의 연결기준 매출은 더 쪼그라들며 상황이 악화됐다. LG생건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6조8048억원, 영업이익은 4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3%, 31.5% 줄어들었다.

이 사장은 지난 2월 약 3억원 규모의 자사주 1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 사장이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봤다. 일각에서는 본인의 힘으로 실적 개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자신감으로 풀이했다.

지난 4월25일 LG생건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7287억원, 영업이익 1510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3.5% 각각 증가한 수치였다. 특히 영업이익은 2021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반등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반가운 소식은 그동안 부진했던 중국 매출이 성장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중국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증가한 2135억원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더후'를 리브랜딩한 뒤 매출이 14%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특기인 럭셔리 브랜딩이 통했다고 보고 있다. 이 사장은 부사장 시절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을 맡아 더후, 숨, 오휘 등 고가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럭셔리 사업을 지휘하던 2016년 당시 더후는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2018년에는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단일 브랜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올해 신년사에서 이 사장은 특별히 더후를 언급하며 "더후의 리빌딩을 지속하고 차별화된 효능가치, 감성가치, 경험가치를 확대해 럭셔리 브랜드로서 지위를 강화하면서 가치 있고 풍성한 콘텐츠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생건은 올해 중국 매출 회복세를 이어가도록 힘쓰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