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 옥죄는 통제망‥외부 캐릭터는 예외?

최유찬 2024. 5. 1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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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북한은 최근 10여 년 만에 전국 파출소장 회의를 개최하는 등 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곳곳에서 외국 캐릭터를 사용하는 모습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는데요.

엄격한 통제와 달리 외국 캐릭터에 관대한 이유는 뭔지 통일전망대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얼마 전 북한 전역의 분주소장, 즉 파출소장 회의가 개최됐습니다.

치안 유지와 함께 주민 통제 기능을 하는 분주소장 회의가 열린 건 김정은 집권 첫해였던 2012년 이후 12년 만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외부 문물 등 사회주의 요소 침해 행위에 대한 단호한 투쟁을 주문했습니다.

[조선중앙TV] "사회주의 우리 조국을 침해하는 모든 요소들과 견결히 투쟁하는 예리한 칼날이 되고..."

하지만 이런 통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도 유독 외부 캐릭터에는 예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봄철피복전시회, 북한에서 자체 생산한 5만여 점의 옷이 출품됐는데, 눈에 잘 띄는 앞쪽에 세워진 마네킹이 눈길을 끕니다.

분홍색 곰 그림이 새겨진 아동복, 디즈니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의 캐릭터 '랏소 베어'와 유사합니다.

북한이 이런 식으로 해외 캐릭터를 무단 도용하는 사례는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평양 쇼핑몰에는 영국의 '바다탐험대 옥토넛' 캐릭터가 그려졌고, 우리나라 캐릭터 '출동 슈퍼윙스'가 프린트된 풍선도 등장했습니다.

학교에선 디즈니의 '겨울왕국'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최은정/북한 세거리초급중학교 교사] "우리는 문법 위주의 교육으로부터 회화 위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외무성 홈페이지를 통해 김 위원장이 평양 양말공장을 찾아 헬로키티가 그려진 양말을 보고 기뻐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곳곳에서 이처럼 외국 캐릭터가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어느 나라 캐릭터인지 잘 알지 못하는 데다 도용이란 개념도 생소합니다.

[나민희 /탈북민] "이게(캐릭터가) 어디 건지 잘 인지를 못 하기 때문에, '이거는 어디 외국의 만화 영화에서 나오는 캐릭터야' 이 정도로만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통제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이념적 위험성이 낮은 어린이 콘텐츠의 경우 북한 당국의 통제 강도가 다른 부분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할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치색이 덜한 어린이용 캐릭터 같은 경우에는 실용주의적 차원에서 접근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죠."

'영리한 너구리' 같은 자체 캐릭터의 활용도를 높이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고, 결국 외국 캐릭터에 의존하는 상황이 초래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여러 가지 캐릭터에 자국의 향토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게 전환하는 시간이 좀 필요하기 때문에 묵시적으로 (외국 캐릭터를) 허용하고 있다는 정도로 봐야 될 것 같아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라 외부 문화를 접하면 엄격하게 처벌하면서 외국 캐릭터에는 관대한 이중적인 잣대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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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임혜민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97454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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