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간신히 참았다', 9회 스트콜에 '펄쩍' 이례적 분노... 동료들도 달랬다

김동윤 기자 2024. 5. 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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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잰더 보가츠(오른쪽)이 11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승리한 후 김하성을 달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오른쪽)이 11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 3회말 삼진으로 물러났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29)이 어처구니 없는 스트라이크 콜에 이례적으로 분노를 쏟아냈다. 후속 타자 루이스 아라에즈(27·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음에도 마냥 웃지 못해 동료들이 달래는 모습마저 나왔다.

샌디에이고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펫코 파크에서 펼쳐진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9회말 1사 2루에서 터진 아라에즈의 끝내기 안타로 LA 다저스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21승 20패가 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디에이고는 1위 LA 다저스(26승 144패)를 5.5경기 차로 추격했다.

역대급 투수전 끝에 나온 짜릿한 승리였다.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킹은 7이닝 2피안타 3볼넷 11탈삼진 무실점, LA 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래스노우는 7이닝 1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에 따르면 양 팀 투수 모두 최소 7이닝 이상 던지면서 피안타 2개 이하로 삼진 10개 이상 잡은 경기는 1893년 이후 131년 만이었다.

이 경기의 주인공이 김하성이 될 수도 있었다.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첫 두 타석에서 삼진(3회말)-볼넷(6회말)으로 물러났다. 양 팀이 1-1로 맞선 9회말 선두타자 루이스 캄푸사노가 좌익수 방면 2루타로 무사 2루를 만들었고, 김하성은 마이클 그로브와 마주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김하성은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초구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내밀었다가 뺐다. 공은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면서 1스트라이크. 바깥쪽으로 더 빠지는 2구째에는 번트를 대지 않았다. 1스트라이크1볼.

1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LA 다저스의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김하성과 마이클 그로브의 9회말 맞대결 투구표. 3구째 공(노란색 네모)이 스트라이크존에서 한참 빠져나와 있다. /사진=MLB.com 갈무리

3구째가 문제였다. 그로브는 2구째와 비슷한 위치에 시속 95.6마일(약 153.9㎞) 싱커를 던졌고 김하성은 끝까지 지켜보다 방망이를 뒤로 뺐다. 번트를 하지 않겠다는 제스쳐였다. 하지만 마이크 에스타브룩 주심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다. 이 3구째는 중계 화면 및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문자 중계에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공 2개 반은 빠진 확실한 볼이었다. 볼이었던 2구째와 공 반 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당연히 김하성은 펄쩍 뛰며 고함을 쳤다.

이미 평정심을 잃은 상태에서 제대로 된 스윙이 나올리 없었다. 김하성은 낮게 들어오는 시속 86.8마일(약 139.7㎞) 슬라이더에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하성은 삼진 후 방망이를 땅바닥에 내려치려다가 정말 간신히 참았다. 하지만 아쉬운 듯 더그아웃으로 가면서도 에스타브룩 주심을 응시했고 에스타브룩 주심은 애써 김하성을 외면했다.

아쉬운 볼 판정을 후속타자 아라에즈가 그로브의 초구 커터를 공략해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달랬다. 샌디에이고의 2-1 역전승. 하지만 김하성만은 승리에도 잘 웃지 못했고 옆에서 키스톤 콤비 파트너 잰더 보가츠가 그 마음을 이해하는 듯 달래는 장면이 잡혔다.

하지만 김하성은 이날 명품 수비로 샌디에이고의 승리를 지켰다. 샌디에이고는 1-0으로 앞선 8회초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킹을 대신해 올라간 마쓰이 유키가 무키 베츠에게 우전 안타, 오타니 쇼헤이에게 좌전 2루타를 맞고 프레디 프리먼에게 좌익수 뜬 공 타구를 허용해 1-1 동점이 된 것.

여기서 샌디에이고 벤치는 윌 스미스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1사 1, 2루를 만들어 병살을 노리는 선택을 했다. 4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한 맥스 먼시의 타구는 마쓰이의 글러브를 맞고 느리게 2루 베이스 쪽을 향했다. 이 타구를 김하성이 잡아 2루 베이스를 먼저 찍어 스미스를 아웃시킨 뒤 곧장 1루로 송구해 먼시까지 잡으면서 이닝을 끝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도 비디오 판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반박불가의 수비였다. 김하성의 수비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샌디에이고는 아라에즈의 이적 후 첫 끝내기로 승리를 거뒀다.

김하성(오른쪽)이 11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루 송구로 더블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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