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앵과 뉴스터디]“아빠, 나도 가고 싶어요” 선관위의 ‘대물림 아빠찬스’

동정민 2024. 5. 11. 15:03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관위가 이렇게 망가질 수 있을까요? 감사원이 밝혀낸 ‘아빠찬스’ 채용 비리 의혹 들여다보시면 참으로 기가 막히다 싶으실 겁니다. 윗물이 맑지 못했습니다. 선관위 감사 낱낱이 뜯어보겠습니다. 공부할 준비 되셨습니까? 출발합니다.

▶채용비리로 얼룩진 선관위?…감사원 “이런 조직 처음”

안녕하세요. <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여러분 분노할 준비를 좀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감사원이 밝혀낸 선거관리위원회의 ‘아빠찬스’ 특혜 의혹 오늘부터 살펴볼 겁니다.

선관위판 ‘아빠찬스’. 물론 감사원의 아직 감사 내용이기 때문에 이게 이제 사법기관 최종 재판에서 땅땅땅 난 건 아니니까요, 진실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감사원이 발표를 했으니까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본인들은 아직 제대로 해명을 안 하고 있는데 일단 감사원 감사 결과를 제가 설명해 드릴 건데요. 왜 분노를 하라고 제가 말씀드렸느냐.

여기 보십시오, ‘공명선거’. 선거만큼 공정해야 할 게 어디 있습니까? 대한민국 헌법 114조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를 만들어 놨습니다.

그런데 ‘아빠찬스’. 그야말로 이렇게 불공정한 적이 없었다는 겁니다. 없던 자리도 만들어서 내 자식만 유리하게 룰도 고치고, 심지어 그런 것들이 조직적으로 직원들에게까지 만연하게 퍼져 있었다. 그 핵심은 윗물이 맑지 못했다는 거예요.

오늘 제가 말씀드릴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선관위 사무총장 장관급이에요. 사무처 1인자죠. 또 있어요. 그다음 이어서 사무총장을 합니다. 당연히 장관급이죠. 그다음에 2인자 사무차장. 다 최근 들어서 했던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모두 ‘아빠찬스’로 자기 자식을 선관위에 채용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진 겁니다. 오죽하면 교수들이 모여서 “이런 집단이 민주주의에 꽃인 선거 관리를 하고 있다니 참으로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피를 토했습니다.

여러분 분노할 준비 되셨습니까? 지금 시작합니다.

▶선관위판 ‘아빠찬스’ 특혜채용, 첫 번째 아빠

맑지 못한 윗물, 첫 번째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입니다. 선관위에서 정책실장, 기조실장하고 2인자 사무차장 거쳐서, 1인자 사무총장까지 했습니다. 장관급까지 한 김세환 전 사무총장
사무총장 때 어떤 선거를 치렀냐면 바로 2년 전 대선을 담당했던 선관위 책임자였어요.

그런데 그 대선 때 무슨 논란이 있었냐면 ‘소쿠리 투표 논란’ 기억나시죠? 그러니까 당시 코로나19가 막 퍼졌을 때라 코로나19 확진자들도 투표권 보장해 줘야 된다고 오후 6시까지는 코로나19 안 걸린 사람들이 투표를 했습니다. 6시부터 7시 반까지는 확진자들만 따로 가서 투표할 수 있도록 시간을 연장해 줬는데 그때 무슨 논란이 있었어요?

예측을 잘못한 거예요. 코로나 확진자가 얼마나 많이 나올지. 그러니까 너무 많이 투표장에 나와 버린 거죠. 그래서 사전 대기 시간이 길다 보니까 막 우왕좌왕하다가 어디에 투표지를 모았어요. 이런 플라스틱 소쿠리, 비닐백 이런 데다 놓다 보니까 비밀투표가 지켜지지 않고, 내가 어디에 투표했는지 공개가 됐다 등의 이런 논란들이 막 벌어졌잖아요.

그래서 3월 9일에 대선이 있었는데 일주일 뒤 부실 관리 책임을 지고 사퇴했습니다. 바로 그 김세환 전 사무총장인데 감사원에서 이번에 감사를 해보니 ‘아빠찬스’로 아들이 채용이 됐더라는 겁니다. 언제냐면, 2인자 사무차장 시절일 때에요. 사무차장이라 해도 2인자니까 얼마나 힘이 셌겠어요.

그때 인천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경력경쟁채용 공고를 냈다는 거예요. 이 경력경쟁채용 앞으로 계속 나올 텐데 이게 뭐냐 하면, 또 자세히 설명 드리겠지만 결국 지방공무원들 중에서 선관위로 채용을 하는 거예요.

김세환 전 총장, 당시 차장의 아들이 강화군청에 있었어요. 8급 지방공무원으로. 그런데 강화군 선거관리위원회에 경력채용 지원을 한 거죠. 8급으로. 그러면 어떻게 ‘아빠찬스’를 썼느냐 지금부터 잘 보셔야 됩니다. 4단계에 걸쳐서 참 조직적으로 했다는 게 감사원 감사 결과입니다.

1단계 ‘정원 배정’ 자체부터 꼼수가 있었다는 거예요. 원래 인천시 선관위에는 뽑을 만한 정원이 없다, 정원이 이미 초과가 됐다 이렇게 중앙선관위가 봤다는 거예요. 그런데 신규 정원이 바뀝니다. 1명으로 늘었다가, 강화군에 2명을 경력채용해도 되겠다고 지침이 바뀌어요. 언제? 김세환 아들이 지원한 뒤에 ‘정원이 충분하다, 오히려 넘친다’고 했었는데 슬그머니 2명 늘려도 된다고 바뀌었다는 거예요.

2단계 ‘채용 공고’ 단계도 뭔가 이상하다는 겁니다. 원래 이 강화군 선관위는 격오지로 분류가 돼 있어요. 격오지라는 게 뭐냐 하면 원래 선생님들도 그렇고, 공무원들이 잘 안 가려고 하는 도서 지역이에요. 이런 곳은 혜택을 주잖아요. 아니면 더 인센티브를 주든지. 이 지역은 격오지이기 때문에 경력채용을 하면 조건이 붙어요. 5년간은 다른 데로 가지 않는다, 다른 데로 전보를 가지 않겠다.

강화군 선관위 같은 격오지들은 아무래도 경쟁률이 떨어지다 보니까 대신 여기 오면 5년 동안은 못 나간다고 한거죠. 그런데 이거를 없애버립니다. 이 제안을 없앤 채 공고를 내요. 그러니까 강화군 선관위에서 5년 안 기다리고 언제든지 옮길 수 있다는 거죠. 나중에 보시면 이유를 아실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26명이 응시를 합니다. 그런데 이걸 한번 걸러요. 어디서? 서류 전형에서. 이것도 사실은 아주 이례적인 전무후무한 일이라는 거예요. 감사원이 봤더니, 서류 전형 담당자에게 이 지침이 내려옵니다.

세 가지예요. 8급 공무원만 채용한다. 35세 이하만 채용한다. 인천 출퇴근 가능한 사람만 채용한다. 엄청 구체적인 거죠. 그래서 응시자 26명 중 흔히 말해 이 스펙으로 18명이 날아가 버립니다. 8명만 (서류) 합격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감사원이 봤더니 이 김세환 당시 사무처장 아들의 딱 맞춤형 스펙이에요. 8급 공무원 92년생이니까 당시에 20대 후반이더군요. 20대 후반 35세 이하죠. 그 다음에 인천에서 출퇴근 강화 거주로 딱 맞는 거예요. 그래서 서류 합격 8명 중 김세환 차장의 아들이 들어있는 거죠.

4단계, 이제 8명 중 2명을 뽑아요. 2명을 원래 뽑기로 했어요. 면접시험 때 봤더니, 면접관이 3명이에요. 그런데 모두가 선관위 내부 직원이에요. 모두가 김세환 차장과 같이 근무한 경험이 있어요. 심지어 그중에 한 명은 이 아들이 결혼할 때 축의금 받았던 사람이래요. 축의금 받았다는 건, 정말 아주 각별한 사이에게 보통 축의금 맡기지 않습니까?

근데 그 사람이 심사위원에 들어간 거예요. 그래서 결과를 어떻게 줬느냐? 만점, 만점, 한 명은 전부 만점을 안 줬네요. 4개 항목만 만점을 줬네요. 결과적으로 어떻게 됐겠어요? 합격자 2명 중, 김세환 차장의 아들도 합격이 됐죠.

그러니까 없던 자리 만들어서 제한 풀어주고 맞춤형 서류 전형 지침 내려 보낸 뒤에 아빠 동료들이 만점 줘서 합격한 거예요. 끝이 아닙니다. 그렇게 아들이 채용된 이후에 김세환 사무차장은 바로 승진을 합니다. 사무총장으로.

그 이후 선관위 내부에서 새로 들어온 김세환 총장의 아들을 뭐라고 불렀는지 아십니까? “세자”, 왕의 아들인 거죠. 김세환 총장은 왕이고. 아니면 “왕자님” 이렇게 내부 직원들이 불렀다고 합니다. 채용 이후에도 특혜가 이어졌다는 게 감사원 감사의 결과입니다.

1번, 바로 승진을 해요. 8급으로 들어왔죠. 강화군청 8급에 있다가 강화군 선관위 8급으로 왔는데 채용 6개월 만에 7급으로 승진을 했다는 거예요.

2번, 바로 전보. 옮깁니다. 강화군 선관위에 들어온 지 1년 만에 인천시 선관위로 갑니다. 아버지가 인천시 선관위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또 무엇이 논란이냐. 아까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원래는 강화군 선관위로 가면, 격오지기 때문에 5년 동안 못 옮기는 조건이 붙어야 되는데 그거 없앴다고 했어요.

그래도 원래는 1년 만에는 못 갑니다. 왜냐하면, 또 다른 제한 규정이 원래 있어요. 원래는 이 구‧시‧군 선관위는 이제 인천시 선관위는 시‧도 선관위에요. 여기 군 단위에서는 최소 3년 동안 근무를 해야 상급인 시 선관위로 옮길 수가 있어요. 그게 원래 보통 규정이에요. 3년을 원래 근무를 해야 되는데 이걸 이번에 한해서만 1년으로 완화하는 공고를 냅니다. 그래서 1년 만에 인천시 선관위로 옮길 수 있었다는 거죠.

심지어 인천시 선관위로 가서 관사에서 생활을 하는데 이 전보가 확정되기도 전에 내정돼 있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는데 왜냐? 아직 전보가 확정되지도 않았어요. 인천시 선관위로 온다는 것이요. 근데 이미 이 아들이 머물 관사를 계약한 정황까지 나왔더라는 거예요. 이 관사가 뭐냐 하면, 그런 거죠.

(직원이) 그 지역에 살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거예요. 오피스텔 같은 곳에서 살 수 있도록. 근데 어떤 특혜 의혹이 지금 불거졌느냐. 일단 전보가 결정 나기도 전에 관사를 논의한 계약한 정황이 나왔어요. 실제로 이 관사는 누구에게만 줄 수 있냐면 비자발적으로 오는 사람. 그러니까 오기 싫어하는 사람인데 조직에서 꼭 필요하니까 인센티브 차원에서 오면 관사 제공해 주겠다는 거죠.

그래서 비자발적인 전보자에게만 관사 특혜를 주도록 돼 있었는데 지금 김세환 씨 아들은 본인이 손들고 오는 거잖아요, 자발적으로. 그러면 원래는 대상이 안 됐는데 (관사 혜택을) 줬다는 거예요.

이미 예산이 없었대요. 그러니까 이 관사를 새로 책정할 예산이 배정되지도 않았었는데 심지어 한도를 초과하면서까지 이 관사 월세를 지원해줬다. 거기다가 심지어 혼자 살았는데 관사에서 2명이 함께 산다고 허위 기재까지 했어요. 왜냐하면 2명이 살면 더 넓은 데에서 살 수 있지 않습니까?

이런 특혜까지 주면서 관사를 제공해 줬다는 의혹까지 감사원이 감사 결과 발표를 한 겁니다. 기가 차지 않습니까? 이게 사실이라면 이게 다 우리 세금입니다. 선관위는 다 세금으로 운영이 되니까요. 그런데 사실은, 이 ‘아빠찬스’ 의혹이 이번에 새로 불거진 게 아니에요.

예전에 선관위에 있을 때부터 이런 의혹이 불거졌고 그래서 선관위가 자체 감사도 했고 경찰이 조사까지 했는데 경찰이 작년 1월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어요. 증거가 없다면서요.

근데 이번에 감사원이 감사로 정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검찰에 다시 수사 요청을 합니다. 그러면 왜 감사원은 무혐의 난 거를 어떤 자신감으로 수사 의뢰할 수 있었느냐? 직원들의 이제 감사원이 감사하면서 휴대전화 이런 거 쫙 받아서 포렌식을 해봤더니 선관위 내부 직원들이 나눈 대화가 이만큼 나온 겁니다.

거기에서 봤더니 이런 내용이 나왔다는 거예요. 직원 메신저인데, 아들 채용한 지 6개월 뒤에
직원들이 나눈 대화 내용을 복원해 봤더니 인사담당 직원이 “사무총장이 이것 좀 알아보래”“뭘?” “내부 심사위원만으로 아들을 채용한 게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지 한번 검토해 보래”

그러니까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거를 본인들도 이제 안 거예요. 김세환 총장인데 이런 지시를 내렸다는 거죠. 왜냐면 규정상 심사위원을 구성하면절반 이상은 외부 위원으로 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아까 살펴봤듯이 내부 심사위원 3명만, 그것도 다 자기 동료들로 했잖아요. 그러니까 문제가 될 소지가 없는지 알아보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실제로 이 과정에서 문제 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는 대화가 오갔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 ‘세자’라는 건 또 어떻게 알았냐. 이것도 역시 직원들 메신저 대화 내용을 봤더니 어떤 게 있었냐면, 정황상 봤더니 인천시 선관위에 아들이 있잖아요. 인천시 선관위에서 인사 결재를 계속 올렸나 봐요. 이 사람 승진하고, 이 사람은 어떻게 하고. 근데 자꾸 사무총장이 반려를 하는 겁니다.

그랬더니 내부 직원들이 아니, 왜 자꾸 인천시 선관위에서 올린 거를 사무총장님이 결재를 안 해주나 하면서 “그 사람이 세자와 불화가 있나 봐” 이런 대화가 오갔다는 거예요. 이 세자가 누구예요? 아들이 인천시 선관위에 있잖아요. 그러니까 (특정인이) 아들하고 사이가 안 좋으니까 아빠인 왕이 계속 (인사 결재) 안 해주는 것 같다. 한 직원이 “과도한 자식 사랑이다” 이런 대화가 오간 게 나중에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 이런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것까지 불거졌어요. 사무총장에서 사퇴를 했잖아요. ‘소쿠리 투표’ 사건으로 사퇴를 할 때 그때도 이미 ‘아빠찬스’ 의혹이 불거졌을 때거든요. 원래 사표 내면 업무용 물품들 다 반납을 하잖아요. 왜냐하면 거기 보안 자료도 포함이 되어 있으니까.

그런데 허가도 받지 않고, 사무총장 할 때 쓰던 컴퓨터와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반납하지 않고
갖고 나왔다는 거에요. 이거 위반이죠. 그러고 나서는 감사원이 감사에 들어가자 이 데이터를 다 삭제하고 깡통 노트북‧깡통 휴대폰을 제출했다는 겁니다.

감사원은 “증거인멸까지 하려 했다”라고 지금 보고 있는 거죠. 김세환 전 총장의 해명을 좀 들어보려고 채널A 기자들이 연락을 많이 했는데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너무 충격적인 내용들이 감사원 감사에서 발표가 됐는데 해명을 하지 않고 있어요. 아마 수사 받으면 이렇게 재판 넘어가면 재판 과정에서 얘기하려고 하는지 얘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선관위판 ‘아빠찬스’ 특혜채용, 두 번째 아빠

두 번째 맑지 못한 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김세환 사무총장이 물러났잖아요. 아까 ‘소쿠리 투표’ 사퇴 사건으로 그 후임이 누구냐면 박찬진 사무총장이에요. 사실 김세환 전 총장이 원래 사무차장을 하다가 승진을 해서 총장이 됐잖아요. 그 후임도 박찬진 사무차장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두 번 연속 이렇게 후임이었던 거죠.

그런데 이 박찬진 사무총장이 사무차장이었을 때 또 딸이 선관위로 옮깁니다. 원래는 광주남구청 9급 공무원이었다가 2021년도에 공고를 보고 전남 선관위 채용에 지원을 해서 합격을 합니다. 언제? 아빠가 사무차장일 때.

그런데 감사원이 감사를 해보니 이것도 이상하더라는 거예요. 왜 이상하냐? 딸이 채용 시험을 봐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 공고가 나기도 전에 원래 직장인 여기 광주남구청 동료 직원들에게
“저 선관위로 가게 됐어요” 라고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귀신이 곡할 노릇이죠. 공고도 안 났는데 자기 선관위로 옮긴다고 얘기를 하고 다녔다는 거예요.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들여다봤더니 여기도 이상하더라. 얼마나 이상하냐.

공고가 났습니다. 지원을 해서 면접시험을 봐요. 그래도 여기는 외부 인사를 면접관으로 뒀네요. 아까는 내부 인사들끼리 했잖아요. 여기는 외부 면접관을 뒀어요. 그런데 감사원이 감사를 해보니까, 내부 면접관 그러니까 내부라는 건 이제 선관위 직원들인 거예요. 선관위 직원들이 외부 면접관에게 어떻게 얘기를 하냐면 “저 외부 위원님들 평정표를” 평정표라는 게 뭐냐면 면접 점수 매기는 거죠.

심사 기준 딱 적어놓고 이거예요. 이거 보면 ‘공무원으로서의 정신 자세’ ‘전문 지식과 응용 능력’, ‘의사표현 정확성과 논리성’ 기준이 되게 주관적이네요. ‘예의‧품행’ 이런 것도 성실성 창의력 의지력 이런 거에다가 상‧중‧하로 이제 점수를 쓰잖아요.

이거를 줘요. 주긴 주는데 뭐라고 요구를 하냐면. “10명이 면접에 올라오는데 순위만 정해주시고요” “점수는 비워둔 채 서명을 해서 제출하세요” 그러니까 마지막에 위원 서명만 이렇게 하고 순위만 적어놓고, ‘백지’로 달라는 거예요.

세상에 이런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감사원 감사 결과라 소개해드리고 있지만 사실 아직도 실제 그랬을까 싶은데, 감사원은 자신있게 발표를 한 거죠. 심사를 하러 들어갔는데 점수를 쓰지 말래요. 밑에 서명만 하고, 10명 순위만 매겨서 백지 채점표를 냈다는 거예요. 그러면 그 백지를 낸 이유가 있겠죠. 인사 담당자가 채워 넣었다는 거예요. 그냥 자기 마음대로. 어차피 위원들 서명은 있으니까. 이 위원이 마치 이렇게 점수를 준 것처럼.

그래서 10명이 지원을 했는데 그중에 6명을 미리 내정을 했다는 겁니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그중에 당연히 박찬진 당시 사무차장의 딸도 있었다는 거죠. 세상에 이런 일도 정말 있나 봅니다. 그러면 이 4명 얼마나 억울합니까.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열심히 면접 준비해서 면접 봤는데 흔히 말해 완전히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는 거죠.

심지어 이게 감사원 감사 전에 선관위 자체적으로 약간 논란이 되니까 자체감사를 하거든요. 그랬더니 이 전남 선관위의 과장이라는 사람이 선관위 내부에서 감사가 들어오니까 은폐까지 하려고 했다는 거예요. 인사 담당자에게, 당시에 이제 메모 같은 게 좀 남아있었다는 거예요.

이렇게 백지 채점을 하게 된 경위, 업무 일지, 그 응시자 순위를 정하는 과정 등 이런 증거들을 다 파기해라 다 삭제하라. 그래서 일부 실제로 파기가 됐다고 합니다. 근데 감사원에서는 일부 파기가 됐더라도 이걸 확인을 했다는 건데. 그렇다고 박찬진 전 사무총장 수사 의뢰는 하지 않아요.

아까 김세환 전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 의뢰했거든요. 왜 안 했냐? 감사원이 박 전 사무총장, 당시 사무처장이 청탁한 정황까지는 확인을 못 했다는 거예요. 뭔가 이상하고, 뭔가 잘못된 건 다 확인을 했는데 직접 이 사람이 직접 청탁했다는 건 확인을 못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수사 자료만 검찰에 줬다고 합니다.

▶선관위판 ‘아빠찬스’ 특혜채용, 세 번째 아빠

세 번째 아빠입니다. 이분도 이제 전 사무차장, 2인자였는데요. 이게 어떻게 되냐면 원래 김세환 총장이 차장 하다가 총장 되면서 박찬진 사무차장이 이제 이어서 하죠. 근데 박찬진 사무차장이 사무총장으로 가니까 그 차장 자리에 누가 갔느냐? 송봉섭 사무차장이 간 거예요. 사무차장 연이어 한 3명이 모두 ‘아빠찬스’. 이쯤 되면 뭔가 싶지 않습니까?

이분은 언제 얘기냐면, 사무차장 전 2급일 때 한국학중앙연구원에 파견 가 있을 때 이때 딸이 선관위 가고 싶다고 한 거죠. 송봉섭 딸은 충남 보령시청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어요. 8급으로
그런데 충북 단양 선관위로 옮깁니다.

1월 말에 딸이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아빠에게 “아빠. 저 충북 선관위로 가고 싶어요” 시청에서 근무하다가 그랬더니 이번엔 아버지가 직접 청탁을 했다는 게 감사원 감사 결과입니다. 누구에게? 2명에게. 딸이 충북 선관위로 가고 싶다고 하니까 충북 선관위하고, 단양군 선관위에.

딸이 어디로 갔어요? 단양군 선관위로 갔잖아요. 전화를 했다는 거예요.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전화를 해서 뭐라고 했냐. 아예 “내 딸을 채용해 달라” 이렇게 청탁을 했다는 게 감사원 감사 내용입니다. 감사원은 이들이 이 청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봅니다. 왜?

송봉섭이 당시에 2급이지만 이미 1급 승진 예정자였대요. 그러니까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2인자인 사무차장까지 갈 정도였으니까. 선관위 내부에서는 아주 당연히 이렇게 잘 나갈 거라고 보는 분이 전화가 와서 “내 딸 채용해 줘”라고 한 거죠. 잘 보이려고 그랬는지, 들어줬다는 건데 이 채용은 앞서 이 두 사람 자식과는 채용 방식이 좀 달라요.

이 두 사람은 경력경쟁 채용인데 그때는 공고를 일단 내잖아요. 공고 내면 여러 명이 지원을 해서 그중에서 이제 뽑다 보니까 이 사람 뽑으려고 룰도 좀 바꾸고, 면접관도 내부사람 집어넣고 그랬다는 거잖아요. 이번에는 채용 방식 자체가 ‘비다수인 경력 채용’이었다는 거예요.

이건 뭐냐 하면 여러 명이 지원해서 한 명을 뽑는 게 아니라 아예 추천받아서 그 사람을 뽑는 겁니다. 그런 (비공개) 경력 채용이에요. 그래서 원래 선거철에 주로 이렇게 많이 뽑아요. 지방 선관위들은 선거철에 사람이 많이 필요하니까 그래서 이때 2명이 그냥 추천받아서 뽑혔다는 건데요. 한 명은 이 송봉섭 차장 딸이었고 다른 한 명은 충북 괴산군청에 근무하던 이 두 사람이 뽑혔다는 거예요.

그런데 봤더니, 일단 이 면접관들 이것도 어쨌든 추천받아서 면접 보잖아요. 면접관들이 아예 모두 (청탁) 송봉섭 당시 2급 직원에게 전화 받은 사람 아니면 같이 일했던 사람 이런 사람들이 들어와서 면접을 봤다는 거예요. 팔이 안으로 굽으니까 만점, 만점, 만점 받아서 채용이 된 거예요.

그런데 이 당사자들은 문제없다고 주장을 합니다. 왜냐면, ‘비다수인 경력 채용’ 자체가 원래 추천받아서 뽑는 건데 뭐 문제가 있냐. 그런데 이게 사실 이번에 감사원 감사 전부터 뭔가 국회에서도 이상하게 봤던 게 있어요. 이 사람은 충북 괴산군청에 있다가 괴산군 선관위로 가요. 이건 뭔가 좀 개연성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 딸은 충남 보령시청에서 근무했는데 충북 단양선관위로 가요. 도가 바뀌어요. 그러니까 추천을 받는다는 건 보통은 그 지역에서 추천받아서 하는 건데요. 충남 보령시청에 있던 사람이 충북 단양선관위로 추천받아서 채용이 되니까 이상하지 않냐. 그래서 국회가 계속 물어봐요, 뭐가 이상하다. 그럴 때마다 송봉섭 전 차장은 아니라고 아니라고 6번을 얘기를 합니다. 6번을 부인해요.

감사원은 “(국회 답변) 이거 다 허위다”. 실제로 선관위도 자체 감사를 벌였을 때 이거 이상하다고 해서 “이건 부정 채용이다”라고 선관위도 얘기를 했고 감사원 이번 감사도 “이거 부정 채용 맞다”고 해요. 결국 본인이 혐의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미 재판 중에 있습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이 사람뿐만 아니라 청탁받아서 지시한 사람까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죠. 이렇게 서로서로 이 정도면 조직적으로 알고 있지 않았나 싶은 건데요. 이게 빙산의 일각입니다.

윗물이 맑지 않으니 아랫물이 맑겠습니까?

▶“10년간 1200여 건”… 선관위 ‘채용비리’, 왜 이제야?

감사원 감사를 해보니 10년간 선관위 경력 채용이 모두 규정 위반이더라. 1200여 건을 위반했더라. 아들, 딸, 예비사위까지 특혜채용이 엄청나게 많더라.

이쯤 되면 여러분 선관위가 더 궁금해지지 않습니까? 아니 대체 어떤 조직이길래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어떤 기상천외한 일이 더 있는지 선관위는 어떤 조직이기에 이게 가능했는지, 왜 이제야 이걸 밝혀낼 수밖에 없었는지 그 '선관위 사태'의 본질로 내일 들어가 보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에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
구성: 동정민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박현아‧허수연PD

동정민 기자 ditto@ichannela.com

Copyright © 채널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