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PE 연이틀 반등…상승세 이어질까

이종혜 기자 2024. 5. 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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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B인베스트먼트·스틱인베스트먼트 최고가 경신
펀드·본계정 비율따라 성적표 '상이'

[서울=뉴시스]이종혜 기자 = 상장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PE) 주가가 반등 후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제2의 벤처붐'에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데다 중동발 해외 자본 유입까지 예고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펀드 혹은 본계정 투자 비중에 따라 운용사들은 다른 주가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B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6090원으로 전일 대비 15%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과 9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52주 최고가(7210원)기록도 갈아 치운 L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VC아랍에미리트(UAE) AIM 글로벌 재단과 함께 최대 10억달러(약 1조3640억원) 벤처펀드 결성 예고가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틱인베스트먼트도 지난 7일, 9일 상한가 행보를 보이면서 다른 상장 VC들의 주가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 SV인베스트먼트(0.24%), TS인베스트먼트(3.91%), DSC인베스먼트(0.13%), 캡스톤파트너스(2.26%) 등도 주가가 상승했다.

운용사들의 주가가 반등할 때는 2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신규 펀드를 조성할 때다. 운용사들의 주 수입원은 펀드 '관리보수'다. 추가로 신규 펀드를 만들면 월급 성격의 안정적인 수입이 함께 늘어난다. 또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상장하거나 인수합병(M&A) 등 회수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할 때다. 회수 후 일정 수익률을 초과달성하면 보너스인 '성과보수'가 발생한다.

다만 성과보수는 펀드의 이익으로 연결되지만, 운용사의 수입으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A 기업에 운용사들이 같은 시기에 동반 투자했다해도 성과보수 비율이 천차만별"이라며 "회수 성과가 상장사의 실제 기업가치에 연동되는지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증시에는 총 20개 운용사(VC·PE)가 있다. 기업에 '클럽딜' 형태로 함께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이 공개되면 여럿 운용사의 주가가 동반 반등하기도 한다. 한 VC 관계자는 "VC산업 특성상 주가 반영은 본계정 투자인지 펀드투자인지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경쟁력있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상장이 활성화되어야만 주가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다수의 VC는 비상장사다. 펀드 비즈니스는 출자자 이익이 최우선시 되는 구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VC를 상장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펀드를 결성하기 위해 외부 출자자를 모집하는 '돌파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유동성 파티로 펀드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은행권을 시작으로 증권사, 보험사 등 민간 출자자들이 대폭 줄어들면서 펀드레이징 시장이 경색됐다.

VC들은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 주식시장을 활용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H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등 중견 운용사들이 연쇄 상장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대성창업투자도 상장 후 24년 만에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본금을 확충했다.

또 다른 이유는 자본금을 늘려 수익성을 증대하기 위해서다. VC는 벤처펀드를 조성할 때 운용사 의무 출자금(GP)을 1%정도 낸다. 책임운용을 위해 내는 비용인데, 비율이 높아질수록 회수 수익도 늘어난다. 또 자본금을 늘려 본계정을 이용한 투자도 확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주주의 출자 지분을 회수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한 VC 대표는 "펀드 운용사는 출자자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주주 이해관계와 일치하지 않아 상장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 상장하는 추세"라며 "다만 본계정 투자 비중이 높은 우리기술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주가에 반영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벤처펀드와 본계정 투자 비율에 따라 운용자산(AUM)과 시가총액 간 괴리가 크다. 시가총액은 AUM의 10분의1 이상 수준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등은 펀드 운용 규모가 2조원이 넘고, L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은 1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850억~1500억원에 분포돼있다.

반면 본계정 투자비율이 높은 우리기술투자의 시가총액은 가장 높은 6930억원이고 미래에셋벤처투자는 3145억원 수준이다.

시가총액이 저평가돼 있다는 견해도 많다.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는 "여전히 VC를 위험자본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고 당기순이익이 100억원이상 넘는 곳들도 많지만 다른 업종과 달리 시총에 전혀 반영이 안 된다"라며 "투자, 이익 선순환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고 창업투자회사 ETF를 제안하는 등 간극을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023년 기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TS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등의 당기순이익은 100억원 이상 규모다.

상장 VC들은 '배당'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사주 140만주를 소각하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세우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h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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