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었다’ 신혜선의 도전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4. 5. 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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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 신혜선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도전이 늘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경험은 남았다. 꾸준히 스크린 도전의 문을 두드리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배우 신혜선을 만났다.

15일 개봉되는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도 김세휘)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그녀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로, 신혜선은 극 중 ‘관종’ 인플루언서 한소라를 연기했다.

신혜선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내레이션에 눈길이 갔다고 했다. 이번 영화에선 구정태와 한소라의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이 내레이션으로 극을 채우는 독특한 형식이다. 이에 대해 신혜선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소라가 변명을 하는데 자기 자신한테도 거짓말하는 듯한 내레이션이 깔려 있더라”면서 “내레이션이 재밌었던 게 변명을 할수록 그게 변명이 안되고 그 친구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들더라”라고 했다.

시나리오를 다 읽은 신혜선은 한소라의 이중적인 모습을 잘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SNS에서는 선한 영향력을 주는 인플루언서인척 하지만 뒤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기행을 서슴지 않는 한소라의 이중성을 어떻게 하면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심했다고. 신혜선은 “감독님이랑 제일 많이 나눴던 이야기는 소라가 동정받게 하지 말자였다. 시나리오에도 충분히 가증스럽지만 조금 더 극대화해서 표현해보려고 했다. 저희가 일상물이 아니고 극단적인 캐릭터들이 나오기 때문에 연기도 조금은 더 극단적으로 해볼까 했다”라고 했다.

으레 캐릭터에 대해 이해하며 좀 더 디테일을 쌓아갔던 전작들과는 다른 방식의 빌드업 시간을 가졌다. 우선 신혜선은 한소라를 이해할 수도, 또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신혜선은 “시나리오에 얘가 어떻게 행하는지가 다 나와있다. 물론 자기 스스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지만 내레이션이 계속 나오지 않나. 내레이션이 있으니까 한소라를 굳이 이해하지 않았어도 됐다”라고 했다.

한소라가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순간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신혜선은 “누구나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는다는 건 과도하면 부담스럽지만 싫어하지는 않을 거다. 저도 직업적인 게 있지만 이 세상 아무도 나를 안 사랑한다면 슬플 것 같다. 누군가에게 선망의 대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사람인 것처럼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 자긍심이 높아지지 않나. 모두가 느낄 수 있는 조금의 감정을 극대화시킨 게 소라다”라고 했다.

이어 신혜선은 “제가 데뷔하기 전에 당시 제가 원하는 저의 모습이 있지 않나. 빨리 데뷔해서 주목받고 싶고, 내가 하는 연기가 스크린이나 TV에 나왔으면 하는 이상이 있었다. 하지만 이상과는 다른 현실에 괴리감을 느꼈을 때 저는 원동력으로 삼았지만 소라는 다르지 않나. 제 이전 경험을 빗대어서 최대한 극대화시켜서 소라를 연기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을 연기하는 건 꽤 재미가 있었단다. 신혜선은 “연기를 할 때 재밌는 지점은 내가 아닌 사람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아닌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에너지나 다른 사람의 성격을 표현해 보는 거니까. 그런 맥락으로 보자면 소라는 저와 아예 핀트가 다른 사람이니까 그걸 연기로 표현해 보는 것도 재밌는 과정이었다”라고 했다.

신혜선은 “제가 그동안 맡았던 역할은 보통 선한 역할이었다. 정의롭거나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호감을 불러일으켜야 하는 캐릭터였다. 그전 캐릭터들은 똑같이 말해도 어떻게 예뻐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캐릭터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 소라는 반대 접근했다. ‘쟤는 이상한 애’라고 생각하고 연기하는 게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신혜선은 한소라의 가증스러운 모습들이 싫었다고 했다. 신혜선은 “누군가한테 보여주는 목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들이 싫었다. 그런 행위 자체가 싫다는 건 아니다. 제 직업도 그렇지 않나. 다만 소라는 과도하고 극적으로 표현하지 않나. 그걸로 거짓 이득을 얻고 뒤틀려 있는 소라의 욕망이 싫었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애처럼 하니까 나중에는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보시는 분들이 소라를 동정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소라는 전사도 나오고 ‘나는 이렇게 해보려고 했는데 세상이 안 도와줬다’고 하지 않나. 관객들이 소라에게 동조할 수 있겠다 싶어서 조금 더 과하게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신혜선은 비정상, 비호감인 캐릭터를 정상인처럼 표현해야 했던 신이 유독 힘들었다고. 신혜선은 “처음에 소라의 이중성이 드러나기 전에 처음 부동산에서 정태랑 소라가 만나는 신이 있었는데 그 신이 제일 힘들었다. 어쨌든 보이기에 소라는 일반적인 애처럼 나와야 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피해자처럼 연기하려니까 힘들더라”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3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 세상에 ‘그녀가 죽었다’를 내놓게 된 신혜선이다. 드라마로는 좋은 성적을 보여줬지만, 영화에서는 노력에 비해 다소 아쉬운 흥행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신혜선은 “흥행은 사실 제가 어떻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하늘의 뜻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혜선은 “그동안 찍었던 영화들 다 흥행이 다 안 됐지만, 저한테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드라마에서는 흥행보다 경험이 좀 많이 고팠다. 드라마에서는 러블리하거나 멜로가 주인 역할을 하게 되지 않나. 그래서 영화는 멜로가 아닌 다른 느낌의 것들을 좀 해보고 싶었다. 내가 도전해보고 싶은 요소들이 있으면 해보고 싶었다. 흥행 보다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그녀가 죽었다', 아이오케이컴퍼니]

그녀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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