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언제까지 절망해야 하나”
[주간경향]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9일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해당 사안으로 검찰수사가 시작된 것과 관련해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에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야당이 요구하는 김 여사 관련 특검에 대해서는 “특검은 검·경·공수처 같은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라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도 답했다. 야당 주도로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수사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며 “(채 상병)순직 소식을 듣고 국방부 장관에게 질책했다. 앞으로 대민 작전을 하더라도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저와 20년 넘도록 교분을 맺어왔다”며 “언제든지 식사도 하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기자회견을 두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갑갑하고 답답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정운영에 대한 반성을 볼 수 없었다”며 “언제까지 고집불통 윤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이 절망해야 하냐”라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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