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고민거리 '115억 거포', 마침내 '잠실 100홈런' 역사 썼다... 이젠 '30홈런-100타점'을 향해

잠실=안호근 기자 2024. 5. 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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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두산 김재환이 10일 KT전 1회말 투런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잠실=김진경 대기자
'쾅!'

김재환(36·두산 베어스)의 방망이와 강렬한 파열음을 낸 공은 좌중간으로 쭉쭉 뻗어갔다. 강속구를 결대로 밀어 때린 타구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의 담장을 넘었다.

김재환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말부터 투런 홈런을 날렸다.

시즌 8호포이자 잠실구장에서 터뜨린 통산 100번째 홈런이었다. 이는 KBO 김동주(131홈런), 김현수(LG·112홈런)에 이어 역대 3번째이자 두산 선수로는 2번째이자 두산의 좌타자로서는 최초의 기록이었다.

KT 선발 원상현의 시속 146㎞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구단 제공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비거리는 122.1m였고 타구속도는 무려 시속 167.8㎞에 달했다.

2008년 두산의 지명을 받고 2016년부터야 팀의 핵심 타자로 활약하기 시작한 김재환은 2014년 4월 18일 롯데전 첫 잠실 홈런 이후 10년, 정확히는 3675일 만에 홈구장에서 100번째 아치를 그렸다. 같은 좌타자인 김현수(11시즌)의 기록보다도 2시즌 앞서 작성해냈다.

김재환(왼쪽)이 1회말 좌중월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올 시즌을 앞두고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던 김재환이다. 2016년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홈런을 37개로 장식한 그는 2018년까지 3년 동안 116개의 홈런을 날렸다. 특히 2018년엔 잠실 홈런왕에 올랐다. 2019년 주춤하기도 했지만 2020년 다시 30홈런, 2021년 27홈런을 날렸다.

2022년 23홈런으로 하향세를 탄 김재환은 지난해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꾸준히 기회를 받으면서도 타율은 0.220, 10홈런 46타점으로 주전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스스로 마무리 훈련 참가를 자청했고 숨 돌릴 틈도 없이 미국의 강정호 야구 아카데미를 방문했다. 반등하겠다는 굳은 의지였다. 강정호 유튜브 채널 영상에 출연한 그는 "20홈런을 치는 게 목표였으면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30홈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40경기를 치른 현재 시즌 성적은 타율 0.235 8홈런 27타점, 출루율 0.344, 장타율 0.463, OPS(출루율+장타율) 0.807. 여전히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썩 만족하기 어려운 데이터지만 지난해와 비교하기엔 완벽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고 2022년에 비해서도 훨씬 나은 타격 지표를 그리고 있다.

28홈런, 95타점 페이스다. 조금만 더 상승세를 탄다면 거포 중심 타자의 상징적인 수치인 30홈런-100타점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분위기다.

홈런을 때리고 타구를 바라보는 김재환.
경기 후 김재환은 잠실구장 100홈런 관련 기록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전광판을 통해 알았다. 기록은 언제나 기분 좋다"며 "오늘 첫 타석에서 오랜만에 밀어치는 홈런이 나와서 기뻤지만 그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아직은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지난해와 달리 좌중간으로 장타를 터뜨릴 수 있다는 점도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앞서 이 같은 홈런이 나왔을 때 이승엽 감독이 "김재환을 상징하는 그 스윙"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승엽 감독은 2022년 겨울 부임 후부터 김재환의 반등을 '왕조 두산' 부활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이날도 김재환이 1회부터 홈런을 날렸고 2회초 동점을 허용하고도 타선이 불을 뿜을 수 있었다. 이승엽 감독도 "김재환이 1회 선제 홈런을 터뜨리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1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오히려 이후 치른 15경기에서 11승 4패로 승률(0.733) 1위를 기록하고 있고 타선 또한 이후 팀 타율(0.322) 1위를 달리고 있다. 정수빈-허경민의 테이블 세터진이 동반 활약하고 있고 부진했던 헨리 라모스가 살아나고 있다. 양의지와 강승호가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꿀 수 있는 탁월한 한 방 능력을 갖춘 김재환과 양석환마저 컨디션을 더 끌어올린다면 올 시즌 가을야구를 넘어 더 높은 곳까지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오른쪽)이 홈런을 친 뒤 양석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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