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상자 속 사과·배 포장한 그물 같은 거…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

홍성윤 기자(sobnet@mk.co.kr) 2024. 5. 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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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있잖아, 그거."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이름을 몰라 '그거'라고 부르는 사물의 이름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팬캡이나 과일망, 난좌 모두 안전 배송이라는 본래의 목적보다 고급 포장재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생산·유통 비용 및 판매가의 상승을 부추기는 과대 포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배연합회가 2010년께 내놓은 자료에는 포장재 비용이 판매 가격의 최대 30%까지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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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사전 - 17] 배나 사과를 감싸고 있는 하얀색 ‘그거’

“그거 있잖아, 그거.”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이름을 몰라 ‘그거’라고 부르는 사물의 이름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가장 하찮은 물건도 꽤나 떠들썩한 등장과, 야심찬 발명과, 당대를 풍미한 문화적 코드와, 간절한 필요에 의해 태어납니다. [그거사전]은 그 흔적을 따라가는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고, 때론 유머러스한 여정을 지향합니다.
설 명절을 앞둔 지난 1월 28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한 시민이 제수용 과일이 구매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명사. 1. (꽃 모양의 경우) 팬캡 2. (그물 모양의 경우) 과일망【예문】배를 감싸고 있던 팬캡을 고양이 머리에 씌웠더니 프랑스 국왕처럼 보였다.

팬캡, 과일망이다. 폴리에틸렌 재질로 만든 완충 포장재의 한 종류로, 과일을 감싸 외부 충격으로부터 과일을 보호한다. 그물 모양으로 생겨 과일 일부 혹은 전체를 보호하는 포장재는 과일망(그물망)이라고 하고, 꽃 모양으로 생겨 과일을 감싸는 형태의 포장재는 팬캡(Pancap)이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과일이 흔들리지 않도록 반구 모양으로 틀이 잡혀있는 종이 혹은 플라스틱 판 ‘그거’는 난좌다. 바닥 완충재, 트레이라고도 한다. 종이나 플라스틱 따위로 만든 계란판을 뜻하는 난좌(卵座)와 혼용된다. 실은 난좌의 본래 뜻은 어미가 알을 낳거나 품는 자리다. 계란판(鷄卵板) 자체도 한자인데 굳이 또 어색한 의미의 한자를 갖다 쓴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언어가 꼭 효율적으로 쓰이란 법은 없으니까 그러려니 하자. 여하튼 과일 난좌는 계란판을 연상시키는 모양 때문에 명칭을 공유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왼쪽부터 팬캡, 과일망, 난좌. [사진 출처=가락팩]
팬캡과 과일망, 난좌 등 과일 포장재는 재활용 난도를 확 끌어올리는 ‘킬러문항 쓰레기’다. 우선 팬캡·과일망은 촉감부터 물성까지 꼭 스티로폼(발포폴리스티렌) 같지만 실은 발포폴리에틸렌으로, 둘은 아예 다른 재질이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와 한국폐기물협회에서는 팬캡과 과일망은 재활용 가치가 낮고 수거가 어려워 종량제봉투에 배출하는 걸 권장한다. 그렇다면 난좌는? 난데없이 이건 또 스티로폼이다. 발포 공정은 빠졌지만 재질은 동일한 폴리스티렌페이퍼다. 만약 무늬 등이 있다면 재활용에 방해되기 때문에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아 어쩌라고 대체.
설날을 열흘 앞둔 지난 1월 31일 광주 서구 매월동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된 과일이 가득 들어차 있다. 비싸서 못 먹는 과일, 다 저기에 있었다. 압도적인 부(富)의 현장이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팬캡이나 과일망, 난좌 모두 안전 배송이라는 본래의 목적보다 고급 포장재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생산·유통 비용 및 판매가의 상승을 부추기는 과대 포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배연합회가 2010년께 내놓은 자료에는 포장재 비용이 판매 가격의 최대 30%까지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쯤 되면 ‘배보다 배꼽’이 아니라 ‘배보다 팬캡’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도 팔을 걷었다. 2023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포장재 낭비를 줄이고 친환경 소재 사용을 유도하는 내용이 담긴 농산물 표준규격 개선 작업에 착수했고, 환경부도 같은 해 친환경·자원 절약에 방점을 둔 농산물 포장 지침을 내놨다.

“흐즈믈르그…” 클레오파트라 고양이는 이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 [사진 출처=인터넷 커뮤니티]
  • 다음 편 예고 : 배달 음식 포장 벗길 때 쓰는 플라스틱 톱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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