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또,또' 최초의 역사에 도전하는 오타니 [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4. 5.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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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언제나 그랬지만 '또'다. 오타니 쇼헤이(29‧LA다저스)가 또 최초의 역사에 도전한다. 수많은 최초의 역사를 쓰며 찬란한 20대를 보낸 오타니가 30세가 되자마자 '사상 첫 지명타자 MVP'라는 역사를 쓰게 될까.

ⓒ연합뉴스 AFP

▶오타니가 쓴 최초의 역사들

7월이면 30세가 되는 오타니의 20대는 화려함을 넘어 행보 하나하나가 역사였다. 24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야구의 신' 베이브 루이스 이후 100년만의 수많은 투타겸업 기록을 양산해내더니 2022시즌에는 루스도 해보지 못한 최초의 타자로 10홈런, 투수로 10승을 해냈다.

2021시즌과 2023시즌 MVP를 탔는데 만장일치 MVP를 두 번이나 타낸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오타니가 유일하다. 여기에 2023시즌 투수를 겸하면서도 44홈런을 때려냈고 홈런왕에 올랐는데 상대적으로 피지컬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아시아인이 거머쥔 최초의 메이저리그 홈런왕이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30세를 앞두고 있음에도 올시즌을 앞두고 LA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약 9575억원)의 FA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2019시즌을 앞두고 마이크 트라웃이 맺었던 12년 4억2650만달러를 거의 2배가량 뛰어넘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계약을 맺은 선수가 됐다. 이 계약은 단일 계약으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 계약이기도 하다.

-오타니가 세운 수많은 최초의 역사들
투타겸업 최초 10홈런-10승
아시아인 최초의 홈런왕
최초의 만장일치 MVP 2회
역사상 최고액 계약 10년 7억달러

ⓒ연합뉴스 AFP

▶개인사 이기고 질주중인 오타니

지난 3월 열린 서울시리즈. 서울은 오타니에게 행복과 충격을 동시에 받은 도시로 남게 됐다. 깜짝 결혼한 아내를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한 행복한 도시이자 통역사가 자신을 속이고 거액의 도박빚을 진 것이 밝혀진 충격의 기억을 동시에 준 서울이 됐다.

특히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비리는 충격적이었다. 단순히 통역사를 넘어 10년간 함께해온 친구이자 생활 모든 것을 관리해준 매니저였던 잇페이가 알고보니 도박 중독자였고 오타니의 계좌에서 무려 230억원 이상의 돈을 빼돌렸다. 심지어 잇페이가 처음에는 오타니가 자신을 위해 돈을 갚아줬다는 거짓말까지 쳤다. 일반인이었으면 충격에 앓아누워도 이상치 않을 정도의 일이었다.

이런 일이 실시간으로 언론을 통해 밝혀지는 상황에서도 오타니는 무너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오타니는 9일까지 0.355의 타율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 OPS(출루율+장타율) 1.103으로 역시 1위, 11홈런으로 홈런 2위, 14개의 2루타로 2루타 1위, 54안타로 최다안타 1위에 올라있다. 심지어 득점도 2위(32득점), 도루도 10위(9개)로 타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오타니는 지난시즌 말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조기 종료하고 수술대에 오른 바 있다. 즉 수술을 받고 재활경기도 없이 복귀하자마자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기에 더욱 놀랍다.

ⓒ연합뉴스 AP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지명타자 MVP 도전

오타니는 현재 LA다저스에서 2번 지명타자로 고정 출전 중이다. 지난시즌 받은 팔꿈치 수술로 인해 올시즌에는 투수를 완전히 쉰다. 즉 오타니는 수비도 하지 않는 온전한 '지명타자'로 올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1911년 타이 콥과 프랭크 슐츠가 양대리그 MVP를 받으며 시작된 메이저리그 113년의 MVP 역사에서 지명타자가 MVP를 타낸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프랭크 토마스(2000), 데이빗 오티즈(2005) 등이 MVP 투표 2위까지 차지한 적은 있지만 113년간 어떤 전업 지명타자도 MVP에 오른적이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야구는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이닝이 나뉘는 스포츠인데 절반인 공격만 하고 나머지 절반에 참여하지 않는 선수에 대한 평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 어떤 스포츠에도 이렇게 공격만 전담하는 포지션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데 결국 양쪽에 모두 힘을 보태지 않는 선수는 '반쪽 짜리'라는 평가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타니는 원래 '투수'도 하는 선수인데 부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야구의 '아이콘'과 같은 위상에 올라있다는 점, 압도적인 타격 성적과 다저스의 압도적인 성적(9일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 등이 가미되면 사상 첫 '지명타자 MVP'가 되는 것은 꿈이 아닐지 모른다.

물론 아직 5월초이며 시즌 종료까지 5개월이나 남았기에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른다. 또한 지금은 팀동료이자 자신의 앞에서 1번타자를 맡는 무키 베츠가 강력한 MVP 경쟁 후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베츠는 0.346의 타율로 오타니에 이어 내셔널리그 타율 2위이며 0.451로 출루율 전체 1위, 32득점으로 오타니와 함께 득점 공동 2위, 53안타로 오타니에 이어 최다안타 2위에 올라있다. 홈런을 제외하곤 타격 많은 지표에서 오타니 바로 밑에 위치하거나 비슷한데 베츠는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수비 포지션인 유격수를 맡고 있다. 타격은 오타니만큼 하는데 유격수 수비까지 보는 베츠의 가치는 더 인정될 수밖에 없다.

결국 오타니의 사상 첫 지명타자 MVP를 위해서는 남은 5개월간 활약 유지와 더불어 팀의 좋은 성적, 경쟁자 베츠 등을 넘어서는 압도적 기록이 필요하다. 쉽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사상 최초의 기록을 수없이 써내려간 오타니라면 '또' 해낼지 모른다.

오타니니까.

ⓒ연합뉴스 AFP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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