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 1.3% 올랐다는데…체감 안되는 경기 회복
소비자물가지수 꾸준히 상승…임금 지표는 '오락가락'
주요국 대비 낮은 금리·고환율에 수출기업만 호조…내수 '울상'
정부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로 개선되고, 경상수지가 168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각종 거시지표를 근거로 경기 회복을 자신하지만, 민간 경제주체인 가계와 기업에는 와닿지 않고 있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민간이 경제 상황을 어떻게 느끼는지 파악하는 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4분기부터 7개월 연속 하락세다.
경제심리지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종합심리지수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아야 가계와 기업이 경제 상황을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느낀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해 9월 93.3이었던 경제심리지수는 10월부터 꾸준히 하락해 지난달 92.3까지 내려왔다.
계절 요인 등 불확실성을 포함한 원계열 경제심리지수도 1월 91.5에서 2월 93.3으로 오른 뒤 3월 92.2까지 내려왔다가 4월 94.5로 올랐지만, 여전히 100에는 못 미친다.
가계 심리를 가장 위축시키는 요인으로는 물가가 꼽힌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0년 물가를 기준(100)으로, 지난해 11월 112.67에서 지난달 113.99로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정책 요인에 따른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면서 실거주 집값을 포함하는 자가주거비포함 소비자물가지수도 같은 기간 110.83에서 111.90으로 1.07p 상승했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신선식품의 경우 지난달 물가지수가 135.14로 부담이 상당하다. '금(金)사과', '금참외' 현상을 낳은 신선과실지수는 무려 164.72로, 4년 전보다 64.72% 올랐다.
반면, 높은 물가를 감당할 임금지표는 여전히 불안하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연간 명목임금 상승률은 2.5%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3.6%에 못 미쳤다. 그 결과 실질임금은 오히려 1.1% 줄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지난 2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5% 오른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는 설 상여가 지급되는 명절연휴가 1월에 있었던 지난해와 대비된 '기저효과'였다. 앞서 지난 1월 임금총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6% 감소한 바 있다.
기업의 경우도 원화약세가 지속된 덕분에 수출기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조를 보였지만, 내수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국내공급은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을 끝으로 금리인상을 중단, 3.5%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7월까지 금리인상을 계속해 5.5%를 유지하면서 한·미 간의 금리 차는 역대 최고치(2%p)를 열 달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그 사이 환율은 1400원을 찍은 뒤 이날 기준 1370원 안팎에서 등락 중이다.
통상 환율이 높으면 원화가치가 하락해 수출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면 수입 물가가 급등해 구매력이 낮아져 경기 둔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결국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1.3%, 경상수지는 168억 4천만 달러 흑자를 보였지만, 제조업 제품 국내 공급은 경제지표가 더 좋지 않았던 지난해보다도 2.4% 감소했다. 특히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제품 공급은 무려 6.7% 감소하고, 국산 공급도 0.6% 줄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지표는 최근 들어 좋아진 부분이고 특히 소비가 크게 늘었다기보다는 수출 쪽을 중심으로 호전됐기 때문에 온기가 (민간으로) 파급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11월 미국 대선,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데도 지표만 호전된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신뢰성 문제 등 대외여건이 불안해 경상수지든 수출이든 경기가 정말 좋아지는 건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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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서윤 기자 sa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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