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0명 중 1명 청와대 관광
청와대가 일반인에게 개방된 지 10일로 2주년이 됐다. 지난 2022년 5월 개방 이후 지난달까지 청와대를 찾은 관람객은 545만7363명이었다. 이 중 내국인이 522만4136명이었다. 우리 국민 10명 중 1명은 청와대를 관람한 셈이다. 외국인 관람객의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 관람객은 4만2753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관람객의 21.7%였다.
지난 9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정문 앞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러시아인 예고르 자모타예프(25)는 “2주간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서울에 온 첫날 청와대를 찾았다”며 “대통령이 살았던 곳이 이렇게 공공에 자유롭게 개방됐다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가족 여행으로 서울을 찾았다는 중국인 관광객 원쭈이(25)는 “사실 청와대가 어떤 공간인지 모르고 유명 관광지라고 해 방문했는데, 대통령이 살았던 곳이라는 걸 알고 놀랐다”며 “한국적인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청와대를 찾는 외국인 관람객은 증가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청와대를 방문한 외국인 관람객은 8만256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만7364명)보다 약 3배로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청와대를 관광 코스로 인식하고 방문하기 시작한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람이 서울 관광의 필수 코스가 되면서, 국내외 단체 관람객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9일 오후 4시쯤 청와대 정문 앞 도로에는 관광버스 세 대에서 수십 명의 관광객이 내렸다. 단체 관광객 60여 명은 정문을 바라보며 “청와대다” “드디어 왔다”고 했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배창호(76)씨는 “직장 은퇴를 한 사람들끼리 모임을 종종 가지는데, 청와대를 처음 관람하러 왔다”며 “안양에서 1시간쯤 걸려 왔는데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경남 김해의 한 중학교에서 ‘진로 체험’ 일정으로 단체 관람을 왔다는 공유준(13)군은 “청와대 본관 내부는 마치 호텔 같아서 신기했다”며 “어제 갔던 아쿠아리움보다 더 재밌었다”고 했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었던 청와대 본관이다. 입장 대기 시간이 2시간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청와대를 도심 공원처럼 이용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영자(61)씨는 “조계사에 들렀다가 즉흥적으로 청와대를 와봤다”며 “나무가 너무 근사해 외부 녹지 공간에 푹 빠졌다”고 했다. 김씨는 “지인들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본인들도 데리고 가라고 난리”라며 “앞으로 종종 산책할 계획”이라고 했다. 종로구의 직장인 이호정(28)씨는 “직장에서 걸어서 올 수 있는 거리라 처음 와봤다”며 “뉴스에서만 보던 곳을 직접 와보니 감회가 새로웠고, 워낙 웅장해 새삼 국격을 느낀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청와대가 있는 종로구는 대표적 관광지인 경복궁과 광장시장, 삼청동, 익선동 등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와 인접해 있어 연계성이 좋다”며 “또 관광지로서 청와대가 입소문을 타면서 코스 여행으로 찾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청와대가 가진 상징성을 살려 특히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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