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몰랐던 것들이 보인다… 여든아홉 작가의 ‘다시 읽기 독후감’
끝나지 않은 일
비비언 고닉 지음|김선형 옮김|글항아리|248쪽|1만8000원
‘인생 초년에 중요했던 책을 다시 읽다 보면 긴 의자에 누워 정신분석을 받는 느낌이 들 때가 꽤 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비평가·저널리스트·에세이스트 비비언 고닉(89). 독보적인 글쓰기로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그가 특유의 문체로 그만의 ‘다시 읽기 독후감’을 써내려 간다. 2020년에 출간된 고닉의 최근작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무뎌지지 않은 지성이란 무엇인지 보여준다.
고닉은 ‘가끔 내가 날 때부터 책을 읽은 건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는 애독가. 그는 ‘제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기운들에 얽매이고 휘둘리는 주인공을 보려고, 삶의 압력을 느끼려고 읽는다’고 말한다. 문학은 ‘발버둥치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각인된 분투의 기록’이라는 것. 그래서일까. 책에 대한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고닉 자신의 분투로 이어진다. 여성 참정권 운동가 엘리자베스 스탠턴의 연설문 ‘자아의 고독’을 읽으며 그는 이런 생각을 한다. 남녀 모두 생의 여정에서만큼은 공평하게 ‘혼자’라는 것. 삶의 폭풍이 남자들에게 불어치듯 여자들에게도 전방위에서 불어닥친다는 것. 그것이 존재의 본질이라고 말이다.
고닉은 50대에 들어 1987년 에세이 ‘사나운 애착’을 계기로 작가로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60대에 접어든 1990년대 중후반에도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사랑 소설의 종말’ 등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간다. 최근 국내에도 그의 글이 다수 번역·출간됐다. 이번 책은 글항아리가 출간한 ‘비비언 고닉 선집’의 마지막 편이다. 1·2권은 각각 ‘사나운 애착’ ‘짝없는 여자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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