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밑줄 긋기]초록을 입고
2024. 5. 1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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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도 내게는 노동에 준하는 일이다.
내친김에 일 년 가까이 연락하지 못한 친구에게 전화도 해야겠다.
잘 살아 있느냐고 묻는 대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물어야지.
이는 마음을 쓰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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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지음·난다
산책도 내게는 노동에 준하는 일이다. 걷고 발견하고 사색해야 하므로. 이따금 길을 잃기라도 하면 평소 보이지 않던 것이 눈앞에 나타나므로. 그것이 또 다른 쓰기로 연결될 것이다. 내친김에 일 년 가까이 연락하지 못한 친구에게 전화도 해야겠다. 잘 살아 있느냐고 묻는 대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물어야지. ‘지금’을 찌르는 대신, ‘지금까지’를 어루만져야지. 이는 마음을 쓰는 일일 것이다.
2002년 등단한 중견 시인이 5월을 주제로 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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