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특검 거부’ 회견 다음날… 野 ‘채 상병 특검’ 압박 천막농성
민주 “22대 개원 즉시 김건희 특검법”… 25일엔 조국당과 장외 집회 열기로
與 “삼권분립 허물려는 시도” 반발… 정치권 “尹회견으로 강대강 더 강화”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특검 공세에 “특검 폭주로 삼권분립을 허물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정치권에선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윤 대통령의 ‘특검 거부’ 기자회견으로 더 강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 野 “김건희 특검법에 디올백 수수 의혹 포함”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 채 상병 특검법 수용으로 민심을 수용하는 뜻을 보여달라”며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면 민심의 철퇴를 맞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조건부 특검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오만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전날 윤 대통령이 거부 의사를 밝힌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22대 국회에서 발의하겠다고 재차 예고했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뿐 아니라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김 여사를 둘러싼 이 세 가지 의혹을 거론하며 “이것에 대한 종합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곧바로 특검 공세를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박 원내대표는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를 비롯해 녹색당, 새로운미래, 기본소득당 원내대표단과 연쇄 회동을 하며 22대 국회에서 ‘반윤(반윤석열) 연대’ 물밑 작업에 나섰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도부는 1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해병대 전역자 단체가 주관하는 채 상병 특검법 수용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로 하는 한편 25일에는 채 상병 특검법 수용 촉구 집회를 공동으로 열기로 했다.
이날 민주당 초선 당선인 40여 명은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라며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박희승 당선인(전북 남원-임실-순창)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국민들은 회초리를 넘어 윤석열 정권을 뿌리째 뽑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검법이 통과될 때까지 천막에서 릴레이 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 與 “특검 폭주, 삼권분립 허물려는 시도”
국민의힘은 “21대 국회보다 더한 폭주를 예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검찰, 경찰의 수사력이 특검 수사력보다 광범위하고 강력할 수 있다”며 “(수사기관 수사 후) 미진한 점을 딱 잡아서 특검을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 재발의에 대해 “똑같은 걸 계속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본인들이 만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못 믿고 국회에서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삼권분립을 허물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당장 국민의힘은 28일로 예상되는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 시 이탈표 단속에 사활을 걸겠다는 태도다. 안철수 의원이 공개적으로 “당론보다 소신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며 찬성표를 던질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만약 이탈표로 특검법이 통과되면 2년 넘게 남은 정부에 최대 위기가 올 것”이라며 “사안의 심각성을 잘 설명해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고 했다.
여당은 김건희 특검법 공세에 대해서는 대통령 거부권 등을 활용할 방침이다. 여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파상 공세하는 특검법의 문제점을 부각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거부권 행사 외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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