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최고의 직구, 이것이 김택연! 150㎞ 직구 14개로 KKK··· 화끈한 위력 시위

심진용 기자 2024. 5. 1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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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택연. 두산 베어스 제공



본인도 인정한 데뷔 후 최고의 직구였다.

두산의 특급 신인 김택연(19)이 무사 2·3루 위기에서 직구만 가지고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가진 능력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구위에 배짱까지 인상이 강렬했다.

김택연은 11일 잠실 KT전 5-3으로 앞서던 7회초 마운드 위에 올랐다. 9, 10일 키움전에 이어 사흘 연속 등판. 데뷔 첫 3연투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 조용호에게 중전안타, 후속 황재균에게 3루 선상 2루타를 맞았다. 순식간에 무사 2·3루에 처했다. 안타 하나면 동점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위기.

김택연의 위력 과시는 이때부터였다. 대타로 나온 박병호를 맞아 5구 연속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3루 위기라는 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처럼, 존 안으로 150㎞ 직구를 쑤셔 넣었고, 5구째 강력한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삼진쇼는 끝이 아니었다. 후속 신본기 역시 직구 하나만 가지고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구, 3구, 5구째가 빗나가며 3B-2S 풀카운트가 됐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6구 149㎞ 직구가 바깥쪽 높은 코스에 꽉 차게 들어갔다. 신본기의 방망이가 속도에 밀려 헛돌았다. 연속 헛스윙 삼진.

이것 역시 끝이 아니었다. 오윤석까지 삼진으로 잡아냈다. 초구 슬라이더가 벗어나자, 작정이라도 한 듯 내리 공 세 개 직구를 던졌다. 2구 149㎞ 직구가 복판에 꽂혔고, 3구 151㎞ 직구가 바깥쪽 보더라인을 뚫고 지나갔다. 4구째 다시 150㎞ 직구가 복판을 파고들었다. 오윤석이 어떻게든 공을 맞히려 방망이를 냈지만 공 속도를 따르지 못했다. 헛스윙 삼진으로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채워졌다. 삼진을 하나씩 잡을 때마다 김택연은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묵직하면서도 절제된 세리머니였다.

박병호부터 신본기, 오윤석까지. 김택연은 공 15개로 3연속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오윤석에게 던진 초구 슬라이더 하나를 제외하고 14개가 직구였다. 직구 14개 중에 타자 방망이가 스치기라도 한 건 박병호에게 던진 4구째 직구와 신본기에게 던진 초구 직구 둘 뿐이었다. 겨우 방망이를 갖다 대긴 했지만 파울에 그쳤다. 김택연은 문자 그대로 ‘언터처블(untouchable)’한 공을 던졌다. 위기를 넘긴 두산은 7회말 공격에서 곧장 추가득점했고, 8회 다시 1점을 추가하며 7-3으로 꺾었다. 5연승을 달리던 두산이 역시 5연승을 달리던 KT를 누르고 6연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택연은 ‘오늘 공이 데뷔하고 나서 최고의 구위였던 것 같다’는 말에 “2·3루 위기에서 던진 직구는 확실히 제일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KBO를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 상대가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말에 “타자는 생각 안 했다. 포수만 보고 던졌다”면서 “어떻게든 1점도 안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워낙 직구 구위가 좋아 다른 공을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김택연은 “직구를 던지면서 상하 로케이션만 바꿔 가려고 했는데 잘 통한 것 같다”고 했다.

승장 이승엽 감독도 김택연을 극찬했다. 이 감독은 앞서 5회초 2사 1·2루 위기 때 등판해 1.1이닝 무실점 피칭을 한 좌완 이병헌(21)과 김택연을 칭찬하며 “두산의 미래인 이병헌과 김택연이 놀라운 배짱을 선보였다”며 “주자가 있을 때도 과감히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는 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전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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