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전망대’ 높이 경쟁…출렁다리 사태 재현
[KBS 대전] [앵커]
충남의 자치단체들 사이에서 때아닌 '전망대' 조성 경쟁이 붙었습니다.
불과 2년 새 인접한 3개 시군에서 전망대 3개를 잇따라 지어 올렸는데, 과거 '출렁다리 난립'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자리한 영목항 전망대.
지난해 6월, 51m 높이로 조성됐습니다.
그런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20km 떨어진 홍성지역에 65m 높이의 전망대가 세워졌습니다.
여기에 올 하반기에는 홍성 전망대보다 5m 더 높은 70m 높이 전망대가 예산 예당호에서 개장합니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 상징물 조성이라는 명목으로 불과 2년 새 충남에서만 전망대 3개가 잇따라 조성됐습니다.
인접한 지자체가 경쟁하듯 더 높은 전망대를 지어 올린 겁니다.
[전망대 관광객 : "돈을 내고 볼만한 건 아니에요. 굳이 이걸 우후죽순 생기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지역 사람은 아니지만, 세금 낭비인 것 같고요."]
앞서 2009년 청양군이 국내에서 가장 긴 200m 길이의 출렁다리를 만들어 한때 70만 명이 해마다 찾았지만, 지금은 방문객 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2019년 예산군이 400m, 2021년에는 논산시가 600m 출렁다리를 잇따라 놓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전국에 200개 넘는 출렁다리가 우후죽순 생기며 특색마저 잃었습니다.
[최상규/배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 "이런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착하지 말고, 좀 관광 시설물을 설치하는 데 신중한 측면이 있어야…."]
취재가 시작되자 충청남도는 전망대 추가 조성을 막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충청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똑같은 시설을 막 여기저기 이렇게 하는 걸 원치는 않아요. 전망대 이런 것은 더 이상 저희들도 이제 앞으로 막을 거고요."]
더 높고, 더 길게 자치단체들이 경쟁하듯 설치한 관광 시설물에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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