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괴물’ 레오 내년에도 볼 수 있나…7개 구단 옥석 가리기 시작, 다음 시즌에 韓 코트를 누빌 선수는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관하는 2024 KOVO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첫걸음을 뗐다.
신규 신청 선수 106명이 구단 사전 평가를 통해 40명으로 걸러졌고, 그중 불참자 3명을 제외한 37명이 트라이아웃에 최종적으로 참가했다.
구단의 ‘옥석 가리기’는 선수단 숙소인 홀리데이 인 앤드 스위트 두바이 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메디컬 체크로 시작됐다. 연맹이 현지에서 섭외한 전문 의사가 선수들의 과거 부상 및 수술 이력을 확인하고, 현재 몸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본격적인 일정은 오후에 베일을 벗었다. 선수들은 NAS 스포츠 컴플렉스 체육관에 모여 워밍업 이후 공식 연습을 시작했다. 스파이크 테스트를 통해 높이와 스윙 등을 체크했고, 그룹별로 번갈아 서브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어 리시브 후 공격, 블로킹 등 상황에 따른 시뮬레이션 테스트가 더해졌다.
사령탑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지난해 트라이아웃보다는 수준이 더 낫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도 “괜찮은 친구들이 몇 명 보인다. 시즌 끝나고 휴식이 긴 선수들도 있을 텐데 유지를 잘해온 듯하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KB손해보험의 미겔 리베라 감독은 “실망이 컸던 경기력이었다. 수준이 높지 않았다. 2일 차부터는 더 향상된 모습을 봤으면 한다”는 솔직한 소감을 건넸다.
관전포인트는 기존 선수들의 재계약 여부다. 레오, 요스바니, 비예나의 거취가 핵심이다. 기존 소속팀이 이들을 푸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각 팀의 드래프트 전략이 통째로 바뀔 수 있기 때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인 레오와 함께했던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물론 재계약을 머릿속에 두고 있다. 새로운 선수들이 경기 수가 많은 V-리그를 잘 소화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그 점에서 레오는 이미 경험이 많은 선수”라며 “그래도 눈에 띄는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 무엇보다 우리 OK 배구에 맞는 선수가 누구인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매력적인 ‘뉴 페이스’들이 있기 때문이다. 2000년생의 젊은 ‘쿠바 특급’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는 탄력 있는 점프와 강력한 스파이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불안한 리시브는 단점으로 꼽혔다. 사전 선호도 조사에서 2개 구단의 1순위를 받아낸 폴란드 출신 크리스티안 왈작도 요주의 인물이었다.
다만 첫날 퍼포먼스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였다. 모 사령탑은 “밸런스는 좋은데 아직 보여준 게 없다”며 “몸이 아직인 건지, 원래 실력인지는 모르겠다. 향후 모습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시간은 충분하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아직 테스트는 이틀이나 남았다. 그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선수들을 평가하기 조심스럽다. 2차 테스트가 열리는 두 번째 날이 정말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웃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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