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세대도 선정적 광고 싫어해요”…청정 SNS 만든 ‘소통 대통령’
구독자 66만명 거느린 유튜버
온라인 학습에 익숙한 세대
소통·교류·말하기 교육앱
청소년 전용 SNS 플랫폼 출시
짜증나고 화가 날 때, 질투가 날 때, 실수를 했을 때 어떻게 말해야 할까. 66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다니유치원’을 운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키즈 ‘소통령’(소통대통령)으로 유명한 다니(최다은)가 어린이들을 향해 질문한다. 9년차 키즈콘텐츠 유튜버인 그는 최근 ‘놀잇’과 ‘놀앗’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사업가로 변신을 선언했다. 모두 어린이 전용 교육·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이다.
최다은 놀잇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을 통칭)들은 일방향 콘텐츠를 시청하는 데 능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지만, 상대적으로 관계형성에 필요한 부분이 미숙하다고 판단했다”고 창업 배경을 밝혔다. 말하기 같은 사회적인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소통하며 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 대표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말하기(스피치)를 가르칠 수도 있지만, 이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또래와의 소통과 대화”라며 “하지만 아이들이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최 대표는 2016년 ‘유라야놀자’라는 키즈 콘텐츠의 ‘1대 유라’ 로 먼저 얼굴을 알렸다. 2020년부터는 다니유치원 채널을 만들어 아이들과 소통해 왔다. 유라와 다니를 보며 자란 아이들은 어느새 중학생이 됐다. 그는 “과거에 비해 아이들의 학습·콘텐츠 소비 속도가 너무 빠르고 교육프로그램은 과잉이라고 판단될 정도로 많지만, 또래와 교류하거나 제대로 말하는 법은 교육에서 소외돼있다”며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풀어야할지, 인사는 어떻게 해야할 지는 사실 놀면서 알게 되는 것인데, ‘아이들끼리 잘 놀게 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며 웃었다.
6세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이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놀잇’은 다양한 상황에 대한 영상을 본 후 다니가 던지는 질문에 대답을 하는 일명 ‘말하기 테스트’를 거친다. 이후 또래 아이들과 일대일 매칭이 돼 20분간 자유롭게 대화하며 놀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된다. 최 대표는 “의사소통 능력과 또래와의 관계성, 상호 교류에 초점을 둬서 혼자가 아닌 ‘같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놀앗은 10세부터 14세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학교별로 만들어진 익명게시판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글을 올리며 소통할 수 있는 일명 ‘아이들의 블라인드앱’ 이다. 부모 인증과 얼굴 인증을 비롯해 철저한 인증 단계를 거치고, 욕설 등도 원천적으로 차단한 청정 SNS다. 그는 “어른들 이상으로 아이들도 SNS의 선정적인 광고와 불필요한 정보를 불편해 한다”며 “개인정보 노출도 굉장히 꺼려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공간이 마련되니 이들은 최 대표 표현을 빌리면 ‘문을 부술 기세로’ 이 공간에 뛰어 들어왔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알파세대들만의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주니 이 플랫폼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고 설문에도 참여하며 아이들의 생각을 더 잘 알 수 있게 됐다”며 “예를 들어 어떤 화장품을 좋아하는지, 주말에는 무엇을 하는지 등에 대해 아이들이 솔직히 답한다”고 말했다. 그는 놀앗 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들과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는 등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 최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도 알파세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부족하다”며 “알파세대 타깃의 비즈니스를 원하는 기업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에이터로는 자리를 잡았지만 사업가로서의 ‘다니언니’는 이제 출발점에 서 있다. 놀잇과 놀앗도 아이들과 소통해 가며 계속 변신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자신이 만든 플랫폼이 아이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한편으로는 유익한 도구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대표는 “과거에는 유아교육에 힘을 계속 쓰겠다는 게 목표라면, 이제는 알파세대들의 교류와 말하기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면서 할머니가 될 때까지 오래오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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