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금강산 지구 내 우리 소방서 철거…“유감, 법적 대응”
[앵커]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에 있는 우리 정부 자산인 소방서 건물을 완전히 철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9년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시설을 들어내라고 지시한 후 우리 기업 시설들이 잇따라 철거됐는데, 정부 시설이 철거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법적 대응까지 나설 방침입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5년, 금강산에 백만 명 넘는 관광객이 몰리자, 우리 정부는 안전 관리를 위해 관광지구 안에 소방서를 짓습니다.
하지만 2008년 준공 사흘 뒤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운영은 되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비운의 소방서 건물이 결국, 지난달 말 북한에 의해 완전히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소방서 건물이 위성에 뚜렷하게 포착됐는데, 지난달 8일에는 건물의 형체가 사라졌습니다.
이후, 자재 반출 등의 마무리 작업이 진행된 거로 보입니다.
정부는 우리 측 자산인 소방서를 북한이 일방적으로 철거했다며,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 : "우리 정부의 재산권 침해 등 이번 사태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당국이 져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와 관련된 법적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은 2019년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 지구 내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하자 우리 기업 시설을 잇따라 철거했습니다.
정부 시설 철거는 이번이 처음인데, 올 초 북한이 다른 대남기구들과 함께 금강산국제관광국을 폐지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 내부적으로 금강산 관광지를 자체적으로 재개발할 수 있는 재정과 역량, 여러가지에서 지금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지금 드문드문 철거 작업들이 노출되고 있다..."]
한때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금강산 관광, 북한이 남측 시설을 잇따라 철거하면서 관광 재개의 실낱같은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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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ging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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