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돈 안 들여도 물가 잡는다"는데…소비자 체감은? "글쎄"
3월부터 1500억원 긴급자금 투입
밥상물가 직결된 신선식품 19% 뛰어
빈 곳간에 가격안정자금 무제한 투입 부담
그런데 어제(9일) 기자회견 내용 중에 물가 관련 발언을 놓고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장바구니 물가는 큰 돈을 안 들여도 잡을 수 있다"고 말한 부분인데,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수천억원의 안정자금을 투입했는데도 여전히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입니다.
이상화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물가관리에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자신감도 내비쳤습니다.
[기자회견 (어제) : 큰돈을 안 써도 몇백억 원 정도만 투입해서 할인 지원을 하고 수입품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잘 운용하면 잡을 수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1500억원 규모의 긴급 가격안정자금을 투입해 농축수산물을 할인하고, 각종 수입과일과 채소에 관세를 낮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하지만 지난달 장바구니 물가가 내렸다고 체감하는 소비자는 드뭅니다.
[이옥자/서울 역촌동 : 싼 게 없어요. 뭐든지 다 올랐어요. 그전에는 10만원 가지고 나오면 웬만큼 샀어요. 지금은 살 게 없어요. 대여섯 가지 사면 10만원 돈이 없어져요.]
실제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는 2%대로 내렸지만, 밥상물가와 직결된 신선식품은 또 19% 뛰었습니다.
세금을 할인 지원에 쓰거나, 수입 관세를 내리는 걸로만 물가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도 많습니다.
오히려 수요를 늘려 물가 착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겁니다.
[김상봉/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할인 지원하는 것 일부 가지고 물가를 잡기는 상당히 어려운 것 같아요. 일시적으로 돈을 들여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굉장히 단기적인 대책이고요.]
앞서 윤 대통령은 가격 안정을 위해 예산을 한도와 기한 없이 풀겠다고 했는데, 역대급 재정적자에 마냥 끌어쓰기엔 여의치 않습니다.
올해 1분기 나라살림 적자는 75조원을 넘었는데,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입니다.
기획재정부는 "당장 가격안정자금을 추가 편성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올해 이상기후로 신선식품 값이 더 오를 거란 전망이 많아 앞으로 물가관리에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영상디자인 김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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