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하락장 후반부 진입…수익형은 당분간 침체장 지속
부동산 투자 전략
'선행시장' 경매 지표상 '무릎'
상승장 시그널 아직 안보여
전세·매매값 큰 격차도 여전
똘똘한 한채로 갈아탈 타이밍
'초등생 1000명·평당 4천만원'
아파트 몰린 지역 투자 유망
지식센터·상가 투자 시기상조
낮은 가격·규제완화 이점에도
과다공급에 공실률 상승 위험
◆ 서울머니쇼+ ◆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 거래량이 2년7개월 만에 4000건을 넘었다. 강남권과 마포·용산 등 일부 지역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제 관심은 부동산 시장이 정말 바닥을 찍었는지 여부로 넘어갔다.
하지만 '2024 서울머니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아직 부동산 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우선 경매시장 전문가들부터 이 같은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경매는 일반 매매시장보다 3~6개월 정도 미리 움직이는 '선행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여러 지표로 볼 때 현재 경매 시장은 내려가는 과정에서 '무릎' 정도에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서 하락기 후반부라는 얘기다. 그는 다만 "하락장 후반에서 상승기 전반로 넘어가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경제 상황을 제외하면 전세가격 향방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전셋값이 급등한 매매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재 상태가 지속되면 부동산 경기 회복 시기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 소장은 "전세가 움직이면 대개 1~2분기 이후 매매로 영향이 온다"며 "서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60%까지는 올라야 시장이 회복할 체력을 갖는데 지금 상태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들이 투자를 저울질하는 시점도 이때쯤부터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센터장도 "취득세와 양도세 완화 등 다주택자 세금 완화 기대감이 총선 이후 크게 꺾인 상황"이라면서도 "전세가와 매매가가 가까워지면 고민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주택자와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들은 지금 최대한 '똘똘한 한 채'로 투자 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부동산 관망세가 심해질수록 알짜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더욱 쏠린다는 것이다. 공교롭게 정부나 정치권의 규제 완화도 1주택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이제 다주택은 내가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주택'이 마무리돼야 가능한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금 규제 등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투자의 자유성이 사라졌다"며 "지금처럼 재건축·재개발이 움직이지 않아 주택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상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똘똘한 한 채'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근처 초등학교의 학생 수가 1000명을 넘고, 3.3㎡당 매매가격은 4000만원 이상인 아파트다. 이 조건을 갖췄다면 비슷한 아파트가 몰린 지역으로 가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돈이 부족해서 이런 곳으로 갈 수 없다면 내가 갈 수 있는 지역 중에서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활용해서 '똘똘한 지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곳으로라도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많았다. 최근 가격이 워낙 추락하고 정부 규제 완화도 이들에 집중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 시점이 아닌가 고민하는 수요자들도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이들 타격이 가장 심할 위험이 높고, 공급과잉 등도 여전해 '침체의 늪'이 계속될 위험이 높다는 경고가 많았다.
특히 상가에 대한 경고가 많았다. 실제로 최근 상가 경기는 심각한 편이다. 공실률이 늘어나면서 수익률은 떨어지고,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발생 중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지식산업센터는 입지나 규모, 부대시설 등이 우수할 경우에는 공급과잉 상태가 끝나면 가격이 바닥을 찍을 수 있다는 예측도 있지만 상가는 이마저도 불투명하다"며 "비대면 소비 증가로 인터넷 쇼핑 등 무점포 소매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 그나마 남아 있는 오프라인 수요도 복합 쇼핑몰에 빼앗기고 있어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진단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19년(4분기) 11.7%에서 작년(4분기) 13.5%까지 1.8%포인트 늘었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같은 기간 6.2%에서 7.3%까지 1.1%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야외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면서 크게 타격받았던 상가 시장이 지금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상가 가격과 투자수익률도 함께 하락하고 있다. 과다공급 상태인 점도 문제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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