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민희진, 횡령 의혹 심야 감사로 충돌...“민형사상 조치” 맞불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5. 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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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직원 광고계 수억원 수취 의혹에
민 “횡령 아니라 업계 관례...유연한 보상”
여직원 심야 조사 “직원 인권 보호하라”
하이브 “대표 묵인 아래 거액 금품 수취”
민 대화록도 공개 “불법 명백, 감사 적법”
10일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 모습. 이날 어도어는 이사회를 열고 민희진 대표의 해임 여부를 결정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오는 31일 열기로 결의했다. 연합뉴스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측이 10일 진행 중인 감사 사안을 공개해가며 여론전을 펼쳤다. 오전, 오후 두 차례씩 자료를 내며 물러서지 않았다. 오는 31일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 해임 안건을 다룰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한 당일이다.

어도어는 이날 오전 먼저 입장문을 통해 “하이브 감사팀의 비상식적인 문제 제기에 기반한 불법적인 감사로 어도어 구성원이 고통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오후 7시께부터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어도어 스타일디렉팅 팀장에 대한 감사가 시작됐고, 감사팀이 집까지 가 노트북과 개인 휴대전화 등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어도어 측은 “업무 범위를 넘어선 감사”라며 “‘협조하지 않으면 경찰서에 가야 한다’고 협박하는 등 감사의 권한을 남용했다. 강압적인 감사 행위는 업무방해”라고도 했다.

감사는 해당 팀장이 광고주로부터 수억 원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 하이브는 내부 구성원이 회사로 지급됐어야 할 돈을 받은 것에 횡령 혐의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 반면 어도어는 회사에 금전적 손해를 끼친 게 없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어도어 측은 “광고 업계의 스타일링은 보통 외주 인력을 활용하지만 어도어는 뉴진스의 광고 촬영에서 내부 구성원이 이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며 “이때 내부 구성원이 광고주로부터 스타일링 비용을 받았다”고 했다. 어도어가 직원에게 지급할 인센티브를 광고주가 지급한 돈으로 갈음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어도어는 “이러한 계약 관계는 업계의 통상적인 관례”라며 “지난 2월 하이브의 HR(인사) 부서 및 ER(노사) 부서에 이미 공유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하이브는 “해당 감사는 피감사인의 동의를 받고 모든 절차가 강압적이지 않은 분위기에서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금품 의혹에 대해서도 “감사 과정에서 해당 팀장은 민희진 대표의 승인 아래 외주업체로부터 수년간 수억 원 대의 금품을 수취했다고 인정했다”며 “회사의 정직원이 광고주로부터 직접적으로 수억 원 대 이익을 취하는 관행이란 없다”고 했다.

또 “회사의 매출로 인식돼야 할 금액이 사적으로 건네지고 이를 대표이사가 수년간 용인해온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짚었다. 하이브는 “민 대표는 더욱이 불법 수취 금액에 대한 회수나 처벌 등 후속 조치에 전혀 착수하지 않고 있다”면서 “팀장이 수취한 부당 이익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도 추후 조사 과정에서 명확히 밝혀지길 기대한다. 해당 건에 대해 가능한 민·형사상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 대표가 올해 2월 경영진과 해당 팀장의 금품 수취 문제에 관해 나눈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팀장의 금품 수취에 문제 소지가 있으니 업무 변경을 고지하자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민 대표는 “이건 사실 내부적으로도 큰 문제라 하이브에 책잡히기 전에 우리가 먼저 처리해야 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민 대표 측은 이날 오후 한 차례 더 입장문을 내고 “크리에이티브 분야 핵심 인재에게는 역량을 유지하기 위한 유연한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고 항변했다. 또 하이브가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해 “어도어를 핑계 삼아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계열사 직원들의 인권을 보호하지 않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개인 간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언론에 배포하면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항의했다.

하이브도 재차 “유연한 보상체계가 필요하다면 회사가 수령하고 다시 인센티브로 정당하게 지급해야 한다. 황당한 궤변”이라고 맞섰다. 또 “애초 이 건은 올해 1월 해당 팀장의 인센티브가 0원이 책정된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HR팀이 어도어에 문의하며 인지됐다”며 “어도어 측은 ‘개선하려 한다’고 설명했을 뿐 아무런 소명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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