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의 책과 미래]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

2024. 5. 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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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살펴보면 소설을 왜 읽는지 모르겠다는 이들이 많다.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처럼 명확한 지침과 권유와 명령으로 이뤄진 책이나 인문사회서처럼 엄밀한 개념과 논리로 짜인 책에 비하면, 허구 세계인 소설은 쉽게 그 효용을 알 수 없다.

다른 책들과 달리 소설은 능동적 독서를 통해서만 효용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소설의 수명 연장 효과는 다른 책 독서보다 더 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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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살펴보면 소설을 왜 읽는지 모르겠다는 이들이 많다. 허무맹랑한 거짓이라든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라든지, 시간 때우기에 불과하다든지 여러 이유를 든다. 한마디로 소설이 인생살이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거다.

자기계발서는 주변 환경에 굴하지 않고 똑바로 자기 길을 갈 수 있는 굳센 마음을 길러준다. 경제경영서는 세상 보는 눈을 넓혀주고, 돈벌이나 출세에 필요한 구체적 방법을 제공한다. 인문사회서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알려주고, 사회를 보는 비판적 시선을 벼려주며, 문화를 살피는 안목을 높여준다. 이런 책들을 읽으면 확실히 지식과 교양이 부풀고 삶의 선연한 길잡이를 얻는 듯한 기분이 든다.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처럼 명확한 지침과 권유와 명령으로 이뤄진 책이나 인문사회서처럼 엄밀한 개념과 논리로 짜인 책에 비하면, 허구 세계인 소설은 쉽게 그 효용을 알 수 없다. 있는 그대로 삶을 펼쳐내 보여줄 뿐, 무엇도 내세워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가 질문을 던지고 자기 삶을 섞어 넣는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소설에서 무얼 얻긴 힘들다. 반면에 절실한 질문이 있는 사람, 타자와 공명할 삶의 재료가 풍부한 사람들은 소설에서 많은 걸 얻는다. 다른 책들과 달리 소설은 능동적 독서를 통해서만 효용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미국 작가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어크로스 펴냄)에 따르면, 소설 읽기는 타자에 관한 관심과 자기에 관한 관심을 결합하는 적극적 행위다. 타인의 삶을 떠올리면서 그 행위의 동기와 목표를 이해하는 연습이고, 타인의 삶, 타인의 감각, 타인의 고뇌를 자기 안에 데려오는 훈련으로, 우리는 이를 통해 자기 인생이 멀리까지 확장되는 듯한 기적적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소설 읽기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이 어떻게 사는지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인지적 유연성을 기르고, 어휘력과 언어 능력을 끌어올려 삶을 신선하고 세련되게 바라보고 표현하는 법을 깨달을 수 있다.

흥미롭게도 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은 오래 산다. 2016년 예일대 연구팀이 50세 이상 성인 남녀 3635명을 12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루 30분 이상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비독서자보다 평균수명이 23개월 더 길고, 사망률은 23% 더 낮았다. 소설의 수명 연장 효과는 다른 책 독서보다 더 확연했다. 타자에 대한 높은 공감 능력이 가져다주는 좋은 인간관계가 장수의 비결이기 때문일 것이다. 좋은 이야기가 좋은 삶을 낳는다. 건강한 삶을 위해 주말엔 소설 한 편을 골라 읽어보면 어떨까 싶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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