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스타일리스트, 수억대 불법 수취" vs 민희진 측 "업계 관행"(종합)

김민지 기자 2024. 5. 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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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 ⓒ News1
하이브와 갈등을 빚고 있는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가 10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다. 민희진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 측은 10일 "오늘 이사회는 감사를 포함한 구성원 전원이 참석하여, 5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결의하였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임시주주총회의 안건은 하이브가 요청한 내용으로 의결되었다"고 덧붙였다. 하이브가 요청한 임시주주총회 안건은 민희진 대표의 해임안이다. 하이브가 어도어의 80%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에 해당 해임안이 통과되는 것은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하이브 사옥. 2024.5.1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어도어 스타일디렉팅 팀장에 대한 감사와 관련, 민희진 어도어 대표 측과 어도어의 모회사 하이브가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10일 오전 민희진 대표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 측은 "이날 새벽까지 어도어 구성원이 하이브 감사팀의 비상식적인 문제 제기에 기반한 불법적인 감사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입장을 냈다. 세종 측에 따르면 전날인 9일 저녁 오후 7시께 하이브 감사팀이 어도어의 스타일디렉팅 팀장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으며 이는 5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특히 감사팀은 해당 팀장의 집까지 찾아가 노트북과 개인 핸드폰까지 요구했다고. 이에 법률대리인은 "(하이브가) 업무 범위를 넘어선 감사를 진행했다, 이른 오전부터 스케줄이 있는 부분을 얘기했음에도 강압적인 감사행위는 분명한 업무방해"라고 밝혔다.

법률대리인은 뉴진스의 광고 촬영과 관련해 내부 구성원이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업무를 수행했는데, 2023년 뉴진스가 광고가 최초 예상보다 많고, 광고 이외의 진행업무가 많아지면서 스타일링 업무를 모두 내부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2024년부터는 해당 업무 과정을 수정해 광고 촬영에 대한 스타일링은 외주 인력을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협의를 마친 상황이었고, 이 내용은 이미 지난 2월에 하이브 HR부서 및 ER부서에 공유됐다"며 어도어에 금전적인 피해를 주지 않았기에 횡령이 성립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당사자 간 합의를 마친 내용임에도, 어제 하이브는 갑자기 이를 문제 삼아 해당 스타일디렉팅 팀장에 대한 무리한 감사를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밤 10시가 넘은 심야에 여성 구성원의 집까지 따라가 노트북 이용동의에 대한 서명을 강요하는 등 정상적인 회사에서 할 수 없는 상식 밖의 행위를 자행했다"며 "절차와 내용에 있어서 문제점이 없음에도 '배임 횡령 정황이 명확하다' 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하이브 경영진이 업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이번 감사의 방식 또한 업무방해, 강요, 사생활 침해 등에 해당하는 불법적인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날 하이브는 "당사 감사팀에서 9일 저녁 진행한 어도어 모 팀장에 대한 감사는 피감사인의 동의하에 모든 절차가 강압적이지 않은 분위기에서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민희진 대표 측이 주장한 항목에 대해 반박했다.

하이브는 감사를 저녁 7시부터 자정 넘는 시간까지 지속했다는 주장에 대해 "해당 팀장이 어제 회사에 출근한 시간이 저녁 6시였다, 출근 과정에서 감사팀의 연락을 받고, 해당 팀장이 저녁 7시부터 감사에 응하겠다고 답해오면서 감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또 밤 10시가 넘은 심야에 여성 구성원의 집에 따라가 강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감사 과정에서 해당 팀장은 민희진 대표의 승인 하에 외주업체로부터 수년간 수억 원 대의 금품을 수취했음을 인정했다"라며 "그러면서 집에 두고 온 본인의 노트북을 회사에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본인 동의하에, 당사의 여성 직원만 함께 팀장의 자택 안으로 동행해 들어갔고 노트북을 반납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정보 이용 동의를 강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피감사자인 팀장 본인이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했고, 협조하겠다고 의사를 밝혀 노트북 제출까지 이루어졌다"고 했다. 개인 자산인 휴대폰 반납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일부 구성원들은 회사 공식 업무용 메신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모든 업무 대화를 카카오톡으로만 진행해 왔다"라며 "이에 휴대폰에 저장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으나 해당 팀장은 응하지 않았고 하이브 감사팀은 더 이상 제출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측이 '통상적인 광고업계 관행이며 횡령이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회사의 정직원이 광고주로부터 직접적으로 수억원대의 이익을 취하는 관행이란 없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꼬집었다.

하이브는 감사 과정에서 확인된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간의 대화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화에 따르면 민 대표는 본인의 묵인하에 거액의 금품 수취가 있었음을 인지하고 있다. 하이브는 이 대화에 대해 "민 대표는 해당 건에 대해 하이브 HR이 문의하자 본 건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별일 아닌 것처럼 둘러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민 대표 측은 "어제 발생한 여직원에 대한 심야 감사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을 덮으려는 하이브의 입장문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힘으로써 더 이상의 논란을 막고자 한다"라며 재반박에 나섰다.

민 대표 측은 "본 사안은 스타일리스트 업무와 처우에 대한 하이브의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 디자인, 안무, 스타일링과 같은 크리에이티브 분야의 핵심 인재들은 역량에 따라 회사에 소속되어 근무하는 것 보다 외부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할 경우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하곤 하기에 실제 레이블 비즈니스에서는 이러한 역량을 유지하기 위한 유연한 보상 체제가 필요하다"라며 "어도어 또한 성과를 만들어낸 인재에 대해서는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철학에 기반해, 본 스타일리스트뿐만 아니라 역량이 높은 인재에게 성과에 맞는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브가 문제제기한 해당 비용은 회사 매출로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가 외주 스타일리스트를 사용하는 경우 지출하는 비용이고, 광고주가 이를 해당 업무를 수행한 스타일리스트에게 지급한 것"이라며 "이러한 비용 수령에 대해선 대표, 부대표, 스타일리스트가 논의했고 효율성과 퀄리티 면에서 내부 스타일리스트가 작업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대가를 광고주로부터 정당하게 지급받도록 한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HR에 제출한 자료와 함께 충분히 소명한 바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이 정당하게 수령한 대가를 하이브는 불법 수취 금액으로 둔갑시킴으로써 어제의 불미스러운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어젯밤 상황은 하이브가 여성만이 집에 간 것처럼 호도하고 있으나, 남성과 여성이 집 앞까지 동행을 하고, 남성이 집 앞을 지키는 상태에서 여성은 심지어 집안까지 들어와 휴대폰 등의 제공을 요청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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