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열풍, 지역경제도 달린다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5. 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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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말 열린 합천벚꽃마라톤대회에는 1만3102명이 몰렸다.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올해와 지난해 합천벚꽃·경주벚꽃·밀양아리랑·대구국제마라톤대회 개최일 앞뒤로 7일 간격으로 500만여 건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역별 이용 금액·건수가 모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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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 데이터 500만건 분석
1만3천명 몰린 합천 대회
음식점·숙소·관광지 특수
신용카드 이용 21% 늘어
32개국 3만여명 찾은 경주
마라톤 경제효과 90억 추정
해마다 전국 300곳서 개최
지난 3월 말 진행된 합천벚꽃마라톤대회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1만3102명이 출전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합천군

지난 3월 말 열린 합천벚꽃마라톤대회에는 1만3102명이 몰렸다. 역대 최다 인원으로 합천군 인구 4만879명의 32%에 달하는 규모다. 대회 전후로 주요 관광지와 식당, 숙소 등이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신용카드 결제액과 이용 건수도 껑충 뛰었다.

10일 BC카드 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대회 기간 결제액과 이용 건수가 전주보다 각각 19%, 21% 늘었다. 합천군은 마라톤 대회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역화폐와 주요 관광지 입장권을 경품으로 지급하고 홍보 캐릭터까지 만들었다.

지방소멸 시대에 스포츠 이벤트가 지역경제를 살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매년 전국에서 열리는 300여 개 마라톤 대회가 으뜸이다.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올해와 지난해 합천벚꽃·경주벚꽃·밀양아리랑·대구국제마라톤대회 개최일 앞뒤로 7일 간격으로 500만여 건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역별 이용 금액·건수가 모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상현 BC카드 부사장은 "지역 스포츠 이벤트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분명히 있다. 특히 지역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숙박, 음식, 관광 등 서비스 업종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특색 있는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제31회째를 맞은 경주벚꽃마라톤대회에는 한국을 포함해 32개국에서 동호인 1만2000여 명이 참가했다. 밀양아리랑마라톤대회에도 1만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였다.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는 55개국에서 2만8000여 명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참가자들 가족과 대회 관계자들까지 포함하면 각 대회가 열리는 지역에 방문하는 인원은 더욱 늘어난다.

이들로 인해 파생된 경제효과는 확실했다. 특히 지방 대도시 중 하나인 대구보다는 소도시인 합천·경주·밀양에서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합천 대회 기간의 이용 금액을 업종별로 분석해 보면 숙박업·유통업·외식업이 크게 뛰었다. 숙박업과 유통업은 각각 전주 대비 29%, 27% 증가했고, 외식업에서는 41% 상승률을 보였다.

경주에서도 숙박업, 유통업, 외식업이 각각 9%, 11%, 4% 상승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한국을 포함해 32개국 출전자와 가족 등 3만명 이상이 경주를 찾았을 정도로 마라톤 대회 개최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한 홍보가 이뤄지고 스포츠 명품 도시라는 이미지가 이번 대회를 통해 만들어졌다. 경주시와 관련해 마라톤 대회가 만들어내는 경제효과는 최소 9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밀양시에서는 마라톤과 함께 배드민턴, 야구 등 다른 스포츠 대회까지 개최해 지역경제 살리기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밀양시 관계자는 "올해로 제20회째를 맞은 마라톤 대회는 매년 규모가 커질 정도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마라톤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스포츠 대회도 영향력이 상당하다"며 "지난달 6~7일에는 생활체육 배드민턴 대회를 개최했는데, 앞으로는 밀양시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특산품과 관광지를 활용하는 스포츠 행사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부터 인기 스포츠 중 하나였던 마라톤은 코로나19 이후 관련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기안84 등 유명인들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면서 관심도가 더욱 올라갔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도 많은 러너가 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라톤이 인기를 끌면서 러너들을 잡기 위해 여러 기업이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스포츠 브랜드들의 후원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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