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대변인 단상에 질문 기자 리스트? 대통령실 답변은

노지민 기자 2024. 5. 1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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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질문기회가 특정 매체에 편중됐다는 지적 속에, 기자회견을 진행한 김수경 대변인 단상 위에 놓여있던 명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통령실에선 외신 기자들을 호명하면서 지목하기 위해 준비한 명단이 오해를 불렀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질문 있는 기자들이 손을 들면 김수경 대변인이 질문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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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들 사진, 소속사, 이름 적은 명단…유(You)라고 할 수 없어 참고 차 가져간 것"
여권 비판적 언론사, 대체로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하며 기자회견에 대한 의구심 키워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024년 5월9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생중계 영상을 갈무리 및 확대한 이미지. 사진=유튜브 'KBS News' 영상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질문기회가 특정 매체에 편중됐다는 지적 속에, 기자회견을 진행한 김수경 대변인 단상 위에 놓여있던 명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통령실에선 외신 기자들을 호명하면서 지목하기 위해 준비한 명단이 오해를 불렀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질문 있는 기자들이 손을 들면 김수경 대변인이 질문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치, 외교·안보, 경제, 사회 분야 순으로 약 75분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참석한 145명의 기자 가운데 20명이 질문 기회를 얻었다.

이후 기자회견 진행 방식을 비판적으로 다룬 본지 기사의 댓글 등을 통해 김수경 대변인이 질문자를 미리 적어둔 '큐시트'가 있으니 확인해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일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김 대변인 단상 위에 사람 얼굴 사진 등이 출력된 명단 형태의 문서가 놓인 화면이 확산되면서다. 실제 유튜브 'KBS News' 등 기자회견 생중계 영상을 보면 질의응답 주제가 외교·안보에서 경제로 이어질 무렵 이 같은 화면을 볼 수 있다.

대통령실은 이 문서가 외신 기자들을 지목할 때 이름을 부르고자 참고용으로 준비한 명단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일 “손 든 사람들(외신기자들) 지목을 해야 하는데 이름을 모르지 않나. 그러니까 그분들 사진과 소속사, 성함을 적은 명단”이라며 “얼굴을 잘 구분 못하니까 일부러 사진을 크게 해서 가져갔다”고 했다. “이름을 보고 (지목)해야지, '유'(You)라고 할 수는 없어서 참고차 명단을 가지고 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진 맥킨지 BBC 기자가 질문하던 상황을 예로 들며 “BBC 기자분이 후열(뒷줄)에 앉아 계셨는데 대변인이 손 든 사람들을 쭉 보고 있으니 일어나서 손을 들더라. 저렇게까지 하니 지목을 해야 하는데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걸 생각해서 명단을 가져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신 기자들과 짠다는 것 자체가 상상이나 되나”라고 되물었다. 이 관계자는 “어느 기자가 무슨 질문을 할지도 모르는데 그걸 짠다는 게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면서 “일반인 분들은 오해하실 수도 있겠다 하고 넘어갔던 것”이라고 전했다.

▲2024년 5월9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질문 기회를 얻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기자회견을 앞두고 출입기자단과 대통령실이 질문자나 그 순서, 내용 등을 조율해 각본대로 진행한 정황은 확인된 바 없다. 기자단 차원에서는 참석 대상자 신청을 받고 제비뽑기 등을 통해 좌석을 정했는데 상대적으로 지목받기 쉬운 앞자리에는 주요 언론사들이 포함된 풀단(pool·공동취재단) 소속 기자들이, 뒷자리엔 풀단에 속하지 않은 매체의 기자들이 주로 배정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 등 여권에 비판적인 언론사가 대체로 질문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 기자회견에 대한 여러 의구심을 키우는 양상이다. 김 대변인이 지목한 기자들의 소속 매체는 경제지 4명(매일경제·한국경제·서울경제·머니투데이), 종합일간지 4명(조선일보·한국일보·한겨레·중앙일보), 외신 4명(로이터·AFP·니혼게이자이신문·BBC), 통신사 2명(뉴시스·연합뉴스), 지상파 2명(SBS·KBS), 종편(TV조선)·보도전문채널(연합뉴스TV)·지역신문(영남일보)·인터넷신문(아이뉴스24) 각 1명이다. 20개 매체 중 소위 진보 성향은 한겨레가 유일했다.

이런 가운데 지상파 3사 중엔 현 정부 언론탄압 논란 중심에 있는 MBC, '조중동(조선·중앙·동아)'으로 불리는 3대 보수신문 중에선 상대적으로 정권 비판 논조가 가장 강한 동아일보만 질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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