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더 줄 돈 없다"…판교사옥 지은 쌍용건설 상대 소송

코로나19·러우 전쟁에 공사비 폭등

KT 서울 광화문 사옥. 뉴스1

KT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쌍용건설에 대한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경기 성남시 판교 신사옥 공사비를 놓고 갈등을 빚었는데 KT는 "사안의 명확한 해결을 위해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2020년 967억 원에 KT 신사옥 건설 공사를 수주한 쌍용건설은 2022년 7월부터 공사비 171억 원 증액을 요청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다. 사옥은 지난해 봄 완공됐다. KT는 사옥 건설 계약에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조정은 없다는 '물가변동 배제 특약'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쌍용건설은 지난해 10월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비슷한 시기 쌍용건설과 하도급업체 직원 수십 명이 KT 판교 신사옥 앞에서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KT는 공사비를 조기 지급했고 설계 변경으로 늘어난 45억5,000만 원도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계약상 근거 없이 추가 공사비 지급을 요구하며 시위를 진행하는 등 KT그룹 이미지를 지속해서 훼손해 왔다"며 "판교 사옥 외에 다수 공사를 발주해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긴 분쟁 조정이)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제기로 정부 조정은 중단되고 두 회사는 곧바로 사법부 판단을 받을 예정이다.

KT는 전화국 부지였던 서울 광진구 자양1재정비촉진구역을 재개발한 '롯데캐슬 이스트폴'(롯데건설),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 리모델링(현대건설) 등 여러 건의 건설 계약을 시행 중이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