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황정민, 폐허 속 하수구 같은 무대에서 욕망을 향해 달리다[스한:현장](종합)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창고와 폐허 속 하수구 같은 기괴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장르로 치면 오컬트다"
양정웅 연출은 '맥베스'에 대해 이 같이 표현하며 "욕망을 모아놓은 창고 같은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황정민은 "요즘에 나와도 될 법한 세련된 이야기"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극 '맥베스' 제작발표회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양정웅 연출이 참석했다.
샘컴퍼니는 그간 연극 '해롤드&모드'를 시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리차드 3세', '오이디푸스', '파우스트' 등을 무대에 올리며 흥행을 이끌었다. '맥베스'는 샘컴퍼니의 6번째 연극이다. 황정민은 '리차드3세' '오이디푸스'에 이어 '맥베스'에서 열연한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인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듣고 국왕을 살해한 뒤 서서히 타락해 가는 이야기다. 세련된 미장센과 현대적 언어로 고전 해석에 탁월한 감각을 선보이며 '셰익스피어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양정웅이 연출을 맡았으며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 프로듀서상'을 수상한 김미혜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양정웅 연출은 "'맥베스'는 개인적으로 20년 만에 새롭게 도전하는 작품이다. 2004년에 재해석을 통해 동양적인 모습으로 연출 시도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배우님들을 모시고 정통에 가깝게 완성도 높은 작품을 완성했다. 셰익스피어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현대적인 미장센으로 표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캐스팅 비화를 묻는 질문에는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세 분 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팬이다. 황정민 배우가 '맥베스'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걸 보고 깊이 있는 작품인 만큼 황정민 배우가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김소진 배우 같은 경우는 다른 무대에서 보면서 너무 우아하고 멋진 배우라고 생각했다. 송일국 배우님은 주변의 추전을 듣고 그 모습 그대로 뱅코우라고 생각했다.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해서 캐스팅에 단숨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전장을 휩쓸며 승전을 이끈 용감한 장군 맥베스 역을 맡았다. 맥베스는 장차 왕이 되리라는 마녀의 예언을 듣고 덩컨 왕을 죽이며 스코틀랜드 왕이 되지만 왕위를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을 죽이는 과정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스스로 파멸한다.
황정민은 "구청장이었다가 대통령이 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한 인간의 삶에 대해 인생을 터널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되는 인물이다. 셰익스피어라는 인물이 요즘에 나와도 될 법한 세련된 이야기를 그 시대에 무대로 펼쳤다는 게 신기하다. 그래서 계속 화두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영화 '아수라', '서울의 봄'에서 맡은 역할들도 욕망의 끝을 달렸다. 김성수 감독님이 맥베스를 보고 따라 하지 않았나 싶다. '맥베스'가 레퍼런스가 되는 백과사전 같은 책이니까. 그런 역할이 하면 할수록 어렵기도 하다. '맥베스'에서는 또 다른 욕망을 표현해야 한다. 관객들에게 어떤 식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스스로에게 기대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베스의 아내 레이디 맥베스 역을 맡은 김소진은 "맥베스가 왕이 되기를 굉장히 욕망하는 인물이다. 맥베스가 가진 욕망을 함께 일깨우고 옆에서 부추기기도 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송일국이 맡은 역 뱅코우는 맥베스의 부관이자 동료이며, 마녀들에게 본인의 자손이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게 되지만, 맥베스의 욕망으로 인해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인물이다. 송일국은 제작진이 꼽은 싱크로율 가장 높은 배역이 된 것에 대해 "과찬이다. 오히려 멋진 모습을 잘 표현해야 하는데 고민이다. 살부터 잘 빼야 할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밝히면서 "이 장소가 제가 첫 연극을 했던 곳이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며 "제 인생작이 2017년에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했던 '햄릿'이다. 제가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이 퇴장할 때까지 목놓아 울었던 기억이 있다. 노(老)배우들이 빈 객석을 향해 등지고 서는데 배우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다. 두려움, 설렘, 긴장감들이 어우러지면서 형용할 수 없는 감정 때문에 한참 울었다. 그랬던 무대에 발을 디디는 것만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맥베스'에 대해 "수많은 분들이 이 '맥베스'를 오마주 했고, 재창작해서 공연에도 올렸다. 굉장히 함축되어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은 3~4시간이지만 '맥베스'는 비교적 짧은 2시간이다. 그만큼 함축적이다. 그만큼 후대가 해석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양정웅 연출은 약간의 무대 스포일러와 함께 "굉장히 현대적인 비주얼로 꾸미고 있다. 욕망의 폐허, 창고다. 맥베스 만의 욕망을 모아놓은 창고 같은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창고와 폐허 속 하수구 같은 기괴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맥베스'는 장르로 치면 오컬트다. 마녀, 유령들이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맥베스'는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5주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상연된다.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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