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눈물만'…부산서 생이별 가족, 56년 만에 극적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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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보고싶었는지 모르오."
1969년 부산 국제시장에서 가족의 손을 놓쳐 길을 잃고 고아원에 보내졌던 11살 꼬마 아이가 56년 만에 가족을 되찾았다.
A씨의 큰형은 "동생을 잃어버리고 부산의 모든 고아원을 돌아다녔지만 소재를 알 수 없었다"며 "집안이 가난해 먹고살기 바빠 더이상 동생 찾기를 포기했었다. 모든 가족들은 동생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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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 전전하다 예순 넘어 형제들 찾아
장성경찰 '가족 찾아주기' 전국 탐문 성과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얼마나 보고싶었는지 모르오."
1969년 부산 국제시장에서 가족의 손을 놓쳐 길을 잃고 고아원에 보내졌던 11살 꼬마 아이가 56년 만에 가족을 되찾았다. 꼬마에서 이제는 예순이 훨씬 넘은 노인이 돼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마주하게 된 그는 하염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들의 극적인 가족 상봉의 뒷 배경에는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전국을 탐문하고 다닌 전남 장성경찰서 직원들의 정성이 있었다.
10일 장성경찰서에 따르면 A(67)씨는 11살이던 지난 1969년 가족들과 부산 국제시장을 갔다가 붐비는 인파 속에 고모의 손을 놓치는 바람에 가족을 잃어버렸다. 부산으로 이사를 간 지 5일 만의 일이다.
지리에 익숙하지 않고 지적장애까지 있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부산의 한 고아원으로 보내졌다. 이후 1977년 고아원 원장의 가족과 전남 장성군으로 이주한 그는 취적 신고 후 지금까지 과거의 이름을 잊고 지내왔다.
장성에서 결혼을 하고 아들까지 얻으며 사정을 꾸린 A씨는 어릴적 헤어진 부모와 형제들의 이름은 단 한 번도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다. 그렇게 가족들을 가슴 속 깊이 묻어두고 살았다.
하지만 하나 뿐인 아들이 올해 2월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면서 A씨는 큰 상실에 빠졌다. 사망확인서류 발급을 위해 장성경찰서를 찾은 그는 우연히 경찰의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를 알게 됐다.
아들을 잃고 '핏줄'에 대한 애착에 커진 A씨는 어릴적 자신의 이름과 3명의 형제 이름을 적은 쪽지를 경찰에게 건넸다. 수십년 만에 가슴에 묻어둔 가족의 이름을 처음 꺼낸 것이다.
경찰은 어릴적 A씨의 이름을 단서로 온라인 특정조회를 진행해 1950~1685년생까지 형과 남동생, 여동생의 이름을 가진 287명의 인적자료를 확보했다.
2차례에 걸쳐 가족과 헤어졌던 경남과 부산에 본적을 두고 있는 형제들의 제적 자료를 확보했으나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난항에 빠진 경찰은 그야말로 대대적인 탐문에 나섰다. 대상자 287명의 주소지 관할구역 경찰서별로 자료를 분류해 16개 경찰청, 139개 경찰서로 공문을 발송했다.
민원업무관리 시스템에 해당 경찰서로 배정관서를 지정해 소재지 수사를 확대, 마침내 37일 만인 지난 3일 경남 하동에서 살고 있는 형제를 찾았다. A씨가 알고있던 본인 이름을 비롯해 형제들의 이름마저 호적상 달라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찰의 끈질긴 탐문 끝에 가족 상봉이 이뤄진 것이다.
A씨의 큰형은 "동생을 잃어버리고 부산의 모든 고아원을 돌아다녔지만 소재를 알 수 없었다"며 "집안이 가난해 먹고살기 바빠 더이상 동생 찾기를 포기했었다. 모든 가족들은 동생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울먹였다.
A씨 가족을 찾아준 이선미 경위는 "경찰이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다"며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는 치안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6·25전쟁과 어릴적 미아, 해외입양 등으로 가족을 잃어버린 이들은 경찰의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 상담을 받아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box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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